침체된 IT업계가 때아닌‘가두대전’(街頭對戰)으로 활력을 찾고 있다.소프트웨어업계를 대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글과컴퓨터가 각사의 신제품인 ‘윈도XP’와 ‘아래한글 2002’에 사운을 걸고 길거리 마케팅으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광고 및 홈페이지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업체로는 보기 드문 깃발과 버스, 홍보센터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가두 마케팅에 나섰다.
가두대전의 불을 당긴기업은 한국MS. MS측은 이 달 초 300억원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동원해 서울 테헤란로, 용산 전자상가, 여의도를 비롯해 동호대교, 성산대교,반포대교 등 한강을 가로지르는 10개 다리를 윈도XP 선전 깃발로 뒤덮었다.
또 27일에는 용산전자상가에서 신화, 강타, 임창정, 백지영 등 유명가수들을 동원해 윈도XP 출시기념 ‘디지털 용산페스티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울 코엑스몰과 용산전자상가 등 4곳에 윈도XP 체험관과 준비센터까지 설치했다. 이곳은 누구나 들어와 윈도XP를 사용해 볼 수 있도록 개방해 놓은 공간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고층빌딩의 대형 전광판, 하늘에 기구나 비행기를 띄워 홍보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한글과컴퓨터도최근 ‘아래한글 버스’를 동원, 윈도XP 일색인 분위기에 맞불을 놓았다. 한글과컴퓨터측은 9일 출시된 아래한글2002를 알리기 위해 선전문구와 그림으로 도장된 버스에 도우미를 태워 서울 대학로, 신촌, 강남 등지를 돌며‘아래한글2002’ 60일 한정판 5만개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한컴측은 “마케팅 비용으로는 MS와 비교할 수 없지만 아래한글이 윈도XP에 묻혀 지나가면 안된다는 각오로 이색적인 마케팅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도 침체된정보기술(IT) 시장이 활성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양사의 적극적인 가두마케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를 반영하듯 윈도XP 체험관에는 삼성전자,한국HP, LG-IBM, 인텔코리아 등 8개 업체들이 함께 참여해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MS의 권찬부장은 “윈도XP나 아래한글의 가두마케팅으로 국내IT시장이 활력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마케팅 경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축제처럼 분위기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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