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제주경찰서 임건돈 경사의 정보보고서 유출사건에 대한 경찰의 과잉수사로 책임자 문책론이 제기되면서 경찰수뇌부 인사시기가 당겨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무영(李茂永) 경찰청장은 이미 사실상 퇴진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수뇌부 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다음달께로만 예상돼 왔다.
11월14일이 이 청장 취임 2주년이어서 이 시기를 전후해 인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한나라당 제주도지부 압수수색과 영장기각을 계기로 경찰조직이 야당의 거센 공세를 받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경찰 안팎에서 대두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제주 도지부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이후 경찰청장 해임을 요구하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찰 등 정권 내부는 물론, 여론도 경찰의 과잉 수사에 대해 비판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더욱이 압수수색과 무리한 영장청구가 정부ㆍ여당에 의해 주도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자칫 사건의 불똥이 정권 심장부로까지 옮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국면전환을 위해 경찰 수뇌부를 조기에 경질, 경찰조직의 안정과 쇄신을 제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조기 교체론의 이유다.
그러나 이 청장의 광역자치단체장 출마설 등으로 미뤄볼 때 이 청장이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는 모양새를 보이며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또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들어 한나라당의 공세에 떠밀리는 식의 인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경찰 내부에서는 “정권 차원의 돌출사안이 불거지지 않는 이상 예산국회가 끝날 때까지 경찰조직을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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