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연 신태용이죠.” 23일 부산 원정경기를 반드시 잡고 프로축구 포스코K-리그 우승을 거머쥐겠다는 성남 일화 차경복 감독은 성남 상승세의 주역으로 신태용(31)을 주저없이 꼽았다.92년 신인상, 95년 MVP, 96년 득점왕을 차지할 만큼 상복이 터진 신태용이 또한번 MVP를 노리게 됐다.
5년째 주장을 맡으며 탁월한 카리스마로 샤샤 등 용병마저 고분고분하게 만든 그는 8월 플레이메이커 박강조가 부상으로 빠져나간 뒤 플레이메이커와 보조공격수 역할까지 도맡느라 힘에 겨웠지만 힘들다는 내색 한번 안하고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특히 신태용은 지난해 30줄에 접어들면서부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며 후배보다 먼저 훈련장에 나오는 등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잃지 않고 있다. 올해 그는 도움 2위(7개) 공격포인트 6위(5골 7도움)에 프로축구 사상 두번째로 50-50클럽(50골 50도움)에 가입하는 등 전성기 못지 않을 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태용은 “개인타이틀 보다는 팀 승리를 먼저 생각하며 매 게임 최선을 다했다”면서 “부상을 털어내고 오랜만에 전경기를 소화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 이제야 진정한 프로선수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쟁자들에 비해 기록에서는 다소 처지지만 성남이 우승할 경우 신태용은 프로축구사상 최초로 두번에 걸쳐 MVP를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은퇴전까지 도움왕마저 따낸다면 신태용은 또 한번 최초로 타이틀 ‘그랜드슬램’마저 달성하게 된다.
21일 부천 SK전 승리이후에도 우승만 생각하자며 말을 아낀 차감독도 신태용만 보면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