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균형잃은 한국영화 시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균형잃은 한국영화 시장

입력
2001.10.23 00:00
0 0

"이건 테러다."개봉(13일) 첫 주말 관객 3,800명과 1만 8,700명. '나비'와 '고양이를 부탁해'의 기록을 보고 한 영화인은 이렇게 외쳤다.

로카르노영화제 여우 주연상('나비')도, '의미있고 산뜻한 영화'('고양이…')라는 언론의 찬사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관객은 여전히 '조폭 마누라'와 '킬러들의 수다'에 몰려 21일 두 영화는 각각 400만 명, 100만 명을 돌파했다.

관객이 없자 '나비'는 이틀 만에 상영관이 25개에서 2개로, '고양이를 부탁해'는 일주일 만에 48개에서 역시 2개로 줄었다.

"과거에도 이러지는 않았다. 이 정도 언론에서 주목을 해 주면 7만 명 정도는 봤다. 그런데 이제는 설 자리조차 없다"며 한숨짓는 '고양이를…'의 제작자 오기민씨.

그는 비슷한 영화를 준비하는 제작자들에게 미안해 했다. 투자자들이 "고양이를 봐라"며 투자를 외면할까 두렵다.

영화를 한 번 웃고 마는 1회용 오락상품으로 소비하는 관객, 그것을 위해 유통망을 장악한 몇몇 배급사, 손님이 적으면 곧바로 간판을 내려 버리는 극장.

이런 현실이 예술 영화를 죽이고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위축시키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풍부한 자본과 큰 시장을 가지게 된 한국 영화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이렇게 균형 감각을 잃었다.

그래서 어느 날 볼 것이 없게 될 때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일까? 관객일 수밖에 없다.

우리 문화 전반에 만연한 상업주의와 시장 논리가 영화를 문화와 예술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그것이 안타까운 네티즌들은 이렇게 호소하고 있다.

"고양이와 나비를 살려 주세요."

/이대현 문화과학부 차장 leed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