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타지키스탄 및 북부동맹이 22일 정상회담을 갖고 3자 동맹관계를 구축했다. 이 같은 동맹은 탈레반 붕괴 이후 아프가니스탄 정국구도와 관련, 미국-파키스탄-파슈툰족 연합에 대항하는 새로운 세력축이 형성됐음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자국주도의 반 탈레반 동맹에 이란을 참여시켜 외연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특히 러시아와 북부동맹은 자히르 샤전국왕을 수반으로하고, 탈레반 온건파를 참여시킨다는 미국의 차기 연립정권 구상에 반대하고 나서 양 세력축이 장기적으로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나타나고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귀국길에 타지크 수도 두샨베에 도착, 에모말리 라흐모노프 타지크 대통령, 부르하누딘 랍바니 북부동맹 대통령과 3자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부동맹에 대한 정치적, 군사적 지원을 계속할것이며 탈레반은 향후 아프간 정부구성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밝혀 미국과의 이견을 노출시켰다. 푸틴은 또 “랍바니 대통령이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아프간 정부 수반”이라고 선언, 자히르 샤 전 국왕과의 주도권 다툼에서 북부동맹측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앞서 이란도 18일 랍바니 대통령과 회담을가진 뒤 탈레반 배제 등 북부동맹에 대한 지지 방침을 확인했다.
이 같은 러시아 주도의 공동전선 형성은미국의 아프간 지배 가능성을 견제하고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 유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부동맹, 샤 전국왕, 파슈툰 족 등 아프간각 정파의 각축 구도에 따라 주변열강도 이해관계가 갈라서게 됐다는 것을 의미해 앞으로 대 테러 국제연합이 균열 조짐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없다.
정정화 기자
jeong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