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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꿈의 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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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꿈의 문' 열다

입력
2001.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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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김병현(22ㆍ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완벽한 구원투로 승리를 지켜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애리조나는 22일(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서 랜디 존슨-김병현의 황금계투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3-2로 꺾고 4승1패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단기간인 창단 4년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김병현은 포스트시즌 4게임에 출전, 6과3분의1이닝을 던지며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3세이브를 올렸다. 김병현은 또 올 월드시리즈 무대에 서는 최연소(79년생) 선수가 됐다. 일본출신 투수 이라부 히데키는 아시아인 최초로 99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나섰지만 등판하지는 못했다.

한편 뉴욕 양키스는 이날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4차전에서 알폰소 소리아노의 극적인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시애틀에 3-1로 역전승, 4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애리조나 3-2 애틀랜타

톰 글래빈(애틀랜타)과 랜디 존슨(애리조나)의 팽팽한 최고 좌완 대결의 균형이 깨진 것은 4회초. 애리조나가 데니 바티스투타의 중전안타로 선취점을 내자 애틀랜타는 4회말 훌리오 프랑코의 중월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애리조나가 5회초 2사후 대타 에루비엘 듀라소의 좌월 2점포로 리드를 잡았지만 애틀랜타는 7회 볼넷과 중전안타로 만든 1,2루에서 프랑코의 적시타로 다시 한 점을 추격했다. 1점차 박빙의 리드가 계속되자 봅 브랜리 애리조나 감독은 주저없이 김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8회말 세 타자를 모두 내야 뜬공으로 잡으며 위력을 과시한 김병현은 9회말 1사후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1번 자일스를 삼진, 2번 프랑코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귀중한 승리를 지켰다.

■뉴욕 3-1 시애틀

8회초 양팀 합계 2안타의 팽팽한0의 행진이 깨졌다. 타격감각을 회복한 시애틀의 4번 브렛 분이 좌월 솔로포로 선취점을 내자 양키스 역시 8회말 버니 윌리암스의 좌월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의 향방을 미궁에 빠뜨렸다.

운명의 9회말 1사후 스콧 브로셔스의 내야안타로 기회를 잡은 양키스는 알폰소 소리아노가 리그 구원2위인 시애틀의 사사키 가즈히로의 2구를 받아쳐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접전을 마무리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이 22일(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결정짓는 세이브를 기록한 뒤 1루수 에루비엘 듀라소를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김병현은 월드시리즈 무대에 서는 최초의 한국인 선수가 됐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김병현 연봉 '돈벼락' 예고

김병현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연봉하한선인 20만달러보다 다소 많은 20만5,000달러(약 2억6,000만원)를 받았다. 월드시리즈 패권을 다툴 후보인 뉴욕 양키스의 마리아노 리베라(915만달러)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사사키 가즈히로(507만달러) 등 특급마무리에 비해 턱없이 적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서 3세이브를 거둔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첫 월드시리즈진출에 크게 기여, 내년도 재계약 협상 때 큰 인상이 예상된다.

주전 마무리 매트 맨타이가 연봉 358만3,333달러를 받고도 부상 탓에 엔트리에서 제외된 사실을 감안한다면 김병현은 ‘맨타이에 버금가는 연봉’을 요구할 명분을얻었다. 현지 언론들은 김병현이 올 시즌 후 다년계약을 추진할 경우 최소한 연평균 400만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애리조나 투수 가운데 연봉이 400만달러를 초과하는 선수는 선발 랜디 존슨(38ㆍ1,335만달러) 커트 실링(34ㆍ650만달러)브라이언 앤더슨(29ㆍ412만달러) 등 단 3명 밖에 없다. 1999년 입단 당시 김병현은 첫 해 16만 달러, 2~3년 차 때 20만5,000달러로 연봉계약했다.

당시 한국선수 가운데 역대 최고인 225만달러의 계약금을 챙겼지만 빠른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던 터라 연봉은 불리하게 책정됐다.

월드시리즈 진출팀이 받는 포스트시즌 배당금도 김병현에게 엄청난 부수입이 될 전망이다. 월드시리즈 우승팀은 포스트시즌 관중수입 36%, 준우승팀은 24%를 나눠 갖는다. 예년의 경우에 비춰볼 때 김병현은 연봉에 버금가는 20만달러의 부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박찬호처럼 광고 등 추가수입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은 79년생으로 월드시리즈를 처음 밟게 된다.따라서 단순히 연봉총액이 아닌 앞으로 거둬 들일 돈까지 놓고 봤을 때 이미 최고 반열에 들어설 준비를 끝낸 셈이다.

■김병현 인터뷰

메이저리거 3년만에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일익을 담당한 김병현은 “너무 기뻐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연신 맥주를 들이켰다.

-월드시리즈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했나.

“94년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선수권대회에 등판한 이후부터 꿈꿔왔다. 그리고 미국에 건너와서 TV 등을 보면서 한번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원투수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는데.

“손을 치켜들고 고함을 질렀지만 아무런 생각이 들지않았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감독의 등판지시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1점차의 박빙의 승부였다.

“한 점을 주더라도 괜찮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던졌다. 또 부모님과 친구 등 주위에서 기도해주는 사람들이 많아 힘이 솟았다. 부모님께 감사한다.”

-프랑코를 잡은 구질은.

“가운데서 위로 떠오르는 커브였다. 맞는 순간 플라이 아웃이 될 것으로 짐작했다. 그 구질로 홈런을 맞은 적이 없다. 오늘 대체로 공이 완벽하게 들어갔다. 공끝도 괜찮았다.”

/애틀랜타=이석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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