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예정대로 다음달 9일부터 5일간 중동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열릴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최근 회의 개최국인 카타르 국왕에게 돈 에반스 상무부 장관 등 3명의 각료와 30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신문은 WTO도 각료회의 카타르 개최를 22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로써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후 불거졌던 뉴라운드 협상계획의 불확실성이 걷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WTO 회원국들은 미국이 테러위험을 이유로 중동에서 열리는 각료회의에 불참할 경우 뉴라운드 협상출범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카다르 대신 싱가포르에서 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테러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뉴라운드의 조기 출범이 무역과 투자자유화를 촉진, 테러로 촉발된 세계시장의 불안심리를 걷어내고 경기침체를반전시킬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아ㆍ태 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도 21일 상하이(上海)선언을 통해 세계경제 활성화를 위해 뉴라운드의연내 조기 출범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다음달 도하 각료회의에서는 그동안 개도국과 선진국간의 대립으로 미뤄졌던 뉴라운드 출범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WTO 뉴라운드는 1994년 끝난 우루과이(UR) 라운드를 계승하는 무역협상으로 UR에서 타결하지 못한 농업 서비스 분야에다 새롭게 환경 노동 반덤핑 분야 등을 추가, 새로운 국제 무역규범을 마련하게 된다.하지만 분야별 의제설정에서 각국간 견해차가 커 연내출범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뉴라운드의 연내 출범 여부는 테러의 영향에서 벗어나 세계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각 국의 정책적 의지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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