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9ㆍ11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폭격, 이에 따른 아랍권의 생화학 보복테러로 이어진 경제 악재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벤처 기업들이 있다.시의적절하게 탄저균 관련 기술을개발한 바이오 벤처가 해외 바이어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가 하면 공멸위기에 처했던 별정통신업계는 국제전화 사용 급증으로 재기의 실마리를 잡았다.
바이오 벤처 인바이오넷(www.inbionet.com)과제노텍(www.genotech.co.kr)은 공동연구를 통해 탄저병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바실러스 안스라시스와 유전적인 특징이 유사한Bt(Bacillus thuringiensis) 균주의 게놈을 해독, 업계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양사가 게놈 해독에 성공한 바실러스 균주는화학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미생물 균주로서 탄저병의 원인균으로 지목되고 있는 바실러스 안스라시스와 상당히 유사한 유전적인 특징을 갖는다.
이로인해 바실러스 속 병원균이 인간에게 유해한 독성으로 작용하는 메커니즘과 이를 제어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연구에 결정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제역 파동을 타고 지난 해매출액 보다 50% 늘어난 150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방역소독기 제조 벤처 태인테크㈜(www.taeintech.com)도 전세계의 탄저균 공포를사업 확장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태인테크가 최근 개발에 성공한 제품은 오염(예상) 지역에 사람이 직접 드나들지 않고도 리모콘을 통해 방역 할수 있는 무인작동 살균소독기 ‘에어젯’. 이 회사 이범선(38) 상무는 “제품구매의사를 타진하는 대형 무역회사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절묘한 타이밍에 상품을 출시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의료용 기기 개발 벤처인 ㈜솔고바이오메디칼(www.solco.co.kr)은 미국의 아프간 폭격을 틈 타 외과용 수술기구의 수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아프간 폭격으로 파키스탄 정세가 위태로워짐에 따라 세계 저가 수술기구시장을 휩쓸고 있는 파키스탄 업체에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
이 회사 문상묵(51) 이사는 “파키스탄제품보다 우리 제품이 20~30% 고가이지만 품질 면에서는 그 이상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파키스탄 의료기기 업체의 해외 파트너들이 다른 나라의 하청업체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근 1년새 30% 이상의 회사가문을 닫을 정도로 고전을 면치못했던 별정통신업계도 ‘전쟁 특수’를 누리고 있다.
별정통신은 일반 국제전화보다 60~70% 저렴한 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어 뉴욕 항공기 테러 직후에는 평소보다 100% 이상 사용자가 늘어났고 탄저균 테러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에도 50% 가량의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않고 각종 신규 서비스를 마련, 단골 고객 붙들기에 나섰다. 도화텔레콤(www.dosiphone.net)은 신규가입자들이 통화 품질을 미리 알아볼수 있도록 ‘국제전화 10분 무료통화’ 서비스를 개시했고 나래텔레콤(www.narayphone.co.kr)은 31일까지 10달러(약 1만3,000원) 짜리 국제전화선불카드를 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도화텔레콤 오세항(60) 사장은 “최근 이용자들이 별정통신 통화품질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며 “침체된 별정통신업계가 기사회생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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