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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주름부터 다한증·치열등까지 수술않고 주사치료 '팔방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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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주름부터 다한증·치열등까지 수술않고 주사치료 '팔방미인'

입력
2001.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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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게 주름살은 연륜의 상징일 수 있지만, 여성에게는 잃어버린 젊음의 회한이다.그래서 주름을 막기 위한 여성들의 노력은 실로 눈물겹다.

피부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꿀과 우유로만 목욕을 했다는 클레오파트라, 주름살을 예방하기 위해 평생 베개를 베지 않고 잤다는 한 프랑스 여배우 이야기도 전해져 온다.

얼마 전 60대 할머니가 젊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수십 년 간 냉장고에서 잠을 잤다는 해외 토픽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밖에 의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온갖 ‘엽기적인’ 피부 미용법이 여성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생화학 무기로도 사용되는 ‘보톡스(보툴리눔 독소)’라는 ‘독’이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보톡스는 정제된 1g만으로도 호흡 근육을 마비시켜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극미량을 사용하면 훌륭한 주름살 치료제로 둔갑한다.

1980년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이후 90년대 초 주름살 제거 주사제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마돈나, 마이클 잭슨, 엘리자베스 테일러, 셀린 디옹 등 미국의 유명 연예인들이 앞다투어 보톡스 주사를 맞으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우리 나라에는 96년 초 근육질환 치료제로 소개된 이래 매달 3,000명 정도가 시술을 받을 정도로 인기다.

▼보톡스 어디까지 이용되나

보톡스의 원리는 눈가나 미간, 이마 등에서 주름살을 만드는 얼굴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피부를 팽팽하게 만드는 것이다.

주름살 제거에 주로 이용되던 보톡스는 요즘에는 사각턱 교정, 다한증, 눈꺼풀 떨림, 얼굴이 찌그러지는 안면경련,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목소리가 떨리는 강직성 발음장애 치료 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주름 치료

얼굴에 표정주름을 만드는 표정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주름을 펴는 것이다. 입가, 이마, 눈가, 콧등, 미간등의 쭈글쭈글한 주름이나 가는 주름을 편다.

주사 맞을 때 통증은 약간 따끔한 정도. 가장 큰 장점은 5~15분이면 시술이 끝나고 바로 일상생활은물론 자외선을 쬐는 야외운동, 수영 및 목욕도 할 수 있으며 여성은 화장도 곧바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톡스 주입 후 대개 다음 날부터 근육마비가 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3일 정도 지나면 명확해진다. 마비 작용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는 시술 후 7~14일이며 그 뒤 점점 약효가 사라지는데 효과 지속 기간은 대개 3~6개월 정도다.

▼사각턱 교정

딱딱한 음식을 많이 먹거나 껌을 자주 씹는다든지 이빨을 자주 꽉 깨무는 버릇은 저작근(씹는 근육)을 발달시켜마치 각진 얼굴처럼 보이는 사각턱의 원인이 된다. 최근까지는 발달한 저작근을 줄이기 위해 전신마취로 근육 자체를 절제하는 수술이 이용됐다.

그러나 최근 독일 린데른 연구팀이 환자 7명을 대상으로 근육을 마비시키는 보톡스를 주사해 사각턱을 치료, 평균2회 시술로 2년 반 이상 효과가 유지된다는 사례를 발표한 뒤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드림피부과 서구일 박사팀이 13명에게 임상시행해 효과를 보았다는 결과를 17일 열린 대한피부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다한증 치료

다한증은 때를 가리지 않고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질환이다.

특히 손에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 환자는 악수하는 것에 부담감을 갖고 있다. 손바닥 등 땀이 심하게 나는 부위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땀 분비가 줄어든다.

효과는 개인차가 있고 부위별로 다르다. 손바닥에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은 대개 1~3개월 간 효과가 있고 발바닥, 겨드랑이 등은 3~6개월 간 땀을 줄일 수 있다.

▼눈꺼풀 떨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절로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안검경련이라고 한다.

대개 카페인ㆍ니코틴이나 피로,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난다. 이 질환 치료는 정신요법, 안과적 치료, 약물 치료, 수술적 요법 등이 이용되다가 최근 보톡스 시술로 거의 대체됐다.

▼안면경련

안면신경에 의해 지배 받는 한쪽 안면의 근육들이 간헐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개 아래 눈꺼풀이 간혹 떨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한쪽 얼굴 전체가 찡그려지는 증세를 보인다. 비정상적인 수축을 일으키는 안면 근육 7~8곳에 주사해 치료한다.

▼강직성 발음장애

성대 근육들의 비정상적 경련에 의해 발성이 힘들거나 목소리가 떨리는 질환이다.

보톡스를 목 안에 위치한 성대근육 안에 주사하는데 효과는 보통 3~5개월 간 지속된다. 음식을 삼킬 때 사래 들거나 목소리가 새는 느낌이 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치열

치열은 항문이 찢어져 피가 나는 항문병이다. 급성인 경우 좌욕 등으로 관리만 하면 되지만 만성은 수술이 필요하다.

대개 항문괄약근을 제거해 경련을 막는 수술을 실시해 왔다. 보톡스를 치열 주위에 주입하면 괄약근을 이완시킬 수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보톡스' 원래는 미생물의 독소

19세기 초 독일에서 식중독으로 200명 이상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독일 의사 유스티누스 케르너는 썩었거나 보관이 잘 안 된 소시지나 통조림에서 나오는 ‘보툴리눔 독소(일명 보톡스)’ 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보톡스는 토양 속에 사는 미생물클로스트리듐 보툴리늄이 만들어내는 독소다.

이 미생물은 음식물, 특히 불량 통조림 과일과 채소, 보관이 허술한 육류 속에서 잘 번식한다.

이 독소는 운동 신경과 근육이 만나는 곳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방해함으로써 근육 마비를 일으킨다.

다행히 이 미생물은 인체 내에서 살지 못할뿐만 아니라 고온에 약해 음식물을 고온에서 조리하면 죽는다.

인체에 치명적인 보톡스가 질병치료제로 이용된 계기는 1973년 미국 안과 의사 앨런 스코트가 원숭이 실험에서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이 지나치게 수축된 것을 보톡스로 약화할 수있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부터다.

80년대 중반 들어 보톡스는 안검(눈꺼풀) 경련, 목 근육의 과도한 수축으로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태어나는사경, 소아마비 환자의 강직된 근육 등을 치료하는 데 이용됐다.

상품화한 보톡스는 미국에서 개발된 ‘보톡스(Botox)’와 유럽에서 나온 ‘디스포트(Dysport)’ 등 두가지가 있다.

■'보톡스'의 단점

보톡스를 여러 차례 주사하면 보톡스에 대한 항체가 생겨 효과가 적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영남대병원신경과 박미영 교수는 “보톡스 주사를 적정하게 정확하게 맞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효과가 영구적이지 않고 짧게는 1년, 길어도 2년 반밖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표정 주름과 달리 잔주름엔 효과가 약하고 나이 든 사람에게 눈가 주름을 치료할 때는 눈 주위의 혈관이 터지는 경우가 있어 멍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보톡스로 인해 오히려 안면마비가 생겨 표정을 지을 수 없거나 웃어도 눈가에 주름이 잡히지 않아 표정이 어색하게 될 수도 있다.

보톡스는 미국 등 외국에서 전량 수입해 비용이 비싼 것도 단점이다. 얼굴 주름의 경우 60만~100만 원, 다한증 치료는 30만~140만 원, 사각턱 교정은 150만 원 정도 든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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