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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끼리끼리의 놀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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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끼리끼리의 놀음인가

입력
2001.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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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백궁ㆍ정자지역 용도변경과 관련된 특혜 의혹의 내막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은 이용호 게이트와 점차 흡사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에 착잡함을 감추지 못한다.그중의 하나가 이번에도 의혹의 배경으로 드러난 지역적 연고주의다.

야당과 언론이 제기하는 의혹과 직ㆍ간접으로 연루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지역 연고가 같다.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석연치 않다.

용도변경을 주도한 사람, 토지를 되판 기관의 관계자, 토지 매입에 나선 사람, 뒷돈을 대준 사업가,분양대행 업체의 사람들, 배경으로 거론되는 여권의 유력 정치인, 심지어 관련설이 나도는 조폭의 이름까지. 그래서 토지의 용도변경에 따른 수 천억원대의 시세차익이 끼리끼리의 봐 주기식 특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동향 사람들끼리 사업상 편의를봐주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정서를 공유함으로써 신뢰를 가질 수 있고, 기왕이면 서로 도울 수 있다는 점 등에서 그렇다.

많은 기업들에서 동향이란 이유만으로 사람을 쓰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러나 이렇게 권력이나 관공서를 배경으로 '끼리끼리 의식'을 동원, 이권과 특혜를 챙기는 일이 잇따르고 있음은 심각해도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세간의 의혹제기에 대해 성남시장은 "법대로 한 것일 뿐 의혹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 말에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드러나는 정황이 점차 뭔가 흑막이 있음을 시사해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유감스럽게도 여당이 주장하는 '야당의 무책임한 정치공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차제에 여당은 야당의 비리의혹을 끼어넣어 물타기 수법으로 어물쩍 넘기려 할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철저하게 진상을 가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단 한번의 토지 용도변경으로 몇몇이 수 천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린 사실에 대해 충격을 받지 않을 사람은 없다.

이런 유형의 의혹이 잇따르는데 대해, 지역 연고가 같은 사람들은 공연히 생기는 것도 없이 도매 금으로 욕을 먹는다고 부화가 치밀어 오를 것이고, 그 외의 사람들은 이 정권 들어 인사편중도 모자라 끼리끼리의 이권놀음 까지, 해도 너무 한다고 분개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계속되는 지역적 연고주의와 패거리 의식 앞에 법과 정의가 초라한 몰골이 돼야 할 것인지, 지역을 가릴것 없이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라면 다 함께 깊이 고뇌해야 한다.

권력을 쥔 정권은 특히 이런 명제를 늘 가슴에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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