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4년 10월20일 프랑스의 시인 아르튀르 랭보가 샤를빌에서 태어났다. 1891년몰(歿).문학적 천재라는 말은랭보를 위해 마련된 것 같다. 37세에 죽은 이 시인의 이름은 문학이 존재하는 한 지워지지 않을 터인데, 그 이름을 불멸화한 작품들은 시인의 나이15세에서 20세 사이에 쓰여졌다.
파리 코뮌이 터진 것은 그가 17세때인 1871년이었다. 그는 혁명에 열광했지만, 코뮌 치하의 파리에서 실망을느끼고 혁명의 열정을 거둬들였다.
20세가 지나자 랭보는 문학을 때려치우고 유럽 여러 나라와 자바, 아랍, 아프리카를 떠돌며 용병, 곡마단 통역,채석장 감독, 커피 중개상, 무기 밀매 등의 일에 종사하다가 오른쪽 무릎의 관절염이 악화해 프랑스로 돌아온 뒤 마르세유의 한 병원에서 죽었다.
랭보는 미혼으로 죽었다.그러나 그는 작품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에 폴 베를렌이라는 애인과 동거했다.
그 두 사람은 17세의 랭보가 10살 위의 선배 시인 베를렌에게 편지와 작품을 보냄으로써 알게 됐다. 그 둘은 이내 상대에게 반했고, 2년 뒤 브뤼셀에서 만취한 베를렌이 랭보에게 권총을 발사해 완전히 갈라설때까지 부부처럼 서로 사랑하고 싸웠다.
프랑스 상징시를 대표하는 이 두 사람의 연애는, 화가 고흐와 고갱 사이의 연애와 함께, 예술사에 기록된가장 유명한 동성애일 것이다.
랭보의 ‘모음들’.“검은 A, 흰 E, 붉은 I, 푸른 U, 파란 O: 모음들이여/ 언젠가는 너희들의 보이지 않는 탄생을 말하리라/ A, 지독한 악취 주위에서 윙윙거리는/터질듯한 파리들의 검은 코르셋//(…)// O, 이상한 금속성 소리로 가득 찬 최후의 나팔/ 여러 세계들과 천사들이 가로지르는 침묵/ 오, 오메가여,그녀 눈의 보랏빛 테두리여!”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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