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력 재보험사 2곳이 미 테러 사태 여파로 신규 재보험 업무를 전격 중단키로 하면서 ‘보험 대란(大亂)’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보험 전문가들은 ‘해외 재보험사 위축 → 재보험요율 인상 및 재보험 인수조건 악화 → 기업 보험료 부담 가중’ 등 미 테러사태 이후 이어져온 악순환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신규 재보험 안 받는다
1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하트포드, 영국계 로열앤선얼라이언스 등 해외 재보험사 2곳은 최근 재보험 신규 계약 및갱신 업무를 일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이들 보험사는 미 테러사건으로 경영에 타격을 입자 장기적인 경영전략차원에서 재보험 부문 전반에 대한 실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있다”며 “실사가 끝날 때까지 신규 재보험 계약 및 갱신 업무를 중단키로 했으며 이는상당 기간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향후 해외 재보험사들의 영업중단이 더욱 확산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
삼성화재 김성준(金成俊) 화재특종팀장은 “우량 재보험 인수처가 일시 영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해외 재보험시장은 더욱 경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이를 신호탄으로 다른 재보험사들의 영업 중단이 잇따를 경우 아예 보험 계약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나타날 수있다”고 말했다.
■보험 인수여건 갈수록악화
미 테러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 선박 등을 제외하더라도 업종별 재보험률은 최근 최저 50%에서 최대200%까지 폭등한 상태.
게다가 ▦보험 계약자 자기부담액 3~5배 인상 ▦계약 갱신에 따른 보험료 할인 혜택 폐지 ▦재보험사가 원보험사에 지급하는수수료 대폭 인하 등 인수조건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문제는 일부 재보험사 영업 중단이 보험료 추가 인상 및 인수조건 악화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점.
하트포드의 경우 국내 손해보험 물건 인수액이 극히 미약하고 영국 내 업계 1위인 로열앤선얼라이언스 역시 국내 재보험 점유율이3~4%에 불과하지만 재보험업계 특성상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이들 유력 재보험사의 인수물건을 다른재보험사들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재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고 재보험 인수처를 찾기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가뜩이나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기업들은 보험료 부담 가중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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