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터가 전사(戰史)를 다시 쓴다.’ 미 국방부는 미사일로 무장한 공격형 무인정찰기 프레데터(Predator:약탈자)가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투입됐다고 17일 확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병사없는 전쟁의 서막을 연사건”이라고 평가했다.드론(drone:수펄)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프레데터는 지금까지 이라크와 코소보 등 분쟁지역에서 정찰임무에만 투입돼 왔다. 하지만 아프간에선 헬파이어 대 전차 미사일을 탑재한첨단 개량형이 미 중앙정보국(CIA)의 원격조종을 받아 탈레반 요인들의 움직임을 추적할 뿐아니라, 공격까지 가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프레데터가작전기간 중 수 차례 장착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공습 첫날인 7일카불을 탈출하는 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차량행렬을 발견한 것도 프레데타다. 당시 미 중앙군 사령부는 한 법무장교의 반대에 따라 즉각적인 미사일 공격을 주저해 오마르를 놓쳤다. 이를 사후에 보고받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은 회의실 문을 걷어찰 정도로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호크(고공무인 첩보기)와 함께 무인정찰기로 개발된 프레데터는 요격이 어려운 8m의 작은 크기로 고도 7.68㎞에서 40시간 동안 사방 250~300㎞를감시할 수 있다. 1995년 보스니아내전 이래 각 분쟁지역의 고해상도 지상사진을 전송해냈으며, 올 2월에는 미사일을 탑재한 공격용 개량형이 개발돼파일럿 없는 전폭기 시대를 예고했다.
특히 산악지형에서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에 대한 추적작전을 펼치고 있는 델타포스와 실(SEAL) 등 미 특수부대는 프레데터와 동시 작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군 전문가들은 “무인기(機)와 지상군 간에 다른 차원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앨빈 토플러가 91년 걸프전을 ‘실리콘이 강철을 이긴 제4세대 전쟁’이라고 평가한지 10년만에 군인없는 세대 전쟁의 문이 살짝 열렸다는 것이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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