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중앙정보부에서 간첩혐의로 조사를 받다 숨져 의문사 1호로 꼽히는서울대 법대 최종길(崔鍾吉) 교수의시신에 대한 현장검증 사진이 부검 감정서와 크게 차이가 나 감정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양승규ㆍ梁承圭)는 최 교수 사망 28주기를 하루 앞둔 18일 2장의 현장검증 흑백사진을 공개하면서 “중앙정보부가 작성한 현장검증문서에 따르면 촬영시점이 그 해 10월19일 새벽4시30분∼5시지만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결과, 이 시간에는 남산분실에서 현장검증이 이뤄지지 않았음이 확인됐다”고말했다.
위원회는 이에 따라 최 교수 사체에 대한 현장검증 자체가 중정에 의해 조작됐을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당시 중정 발표대로 추락한시신의 자세로 보기에는 부자연스러운 점이 많다”며 “특히 부검감정서에는 머리에 찢어진 상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주변에 지름 60㎝정도의 다량의 피가 고여있는 점도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또 최 교수의 사인에 고문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돼있다는 점과 최교수 간첩조작의 실체 및 지휘라인이 상당 부분 밝혀졌다고 밝혔다.
위원회 관계자는 “수사관들이 심한 폭언과함께 손과 발 몽둥이 등으로 구타했으며, 통닭구이 고문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대 근대법학100주년 기념관에서는 최종길 교수를 추모하는사람들의 모임(대표 이수성ㆍ李壽成 전총리) 주최로 최 교수 아들 최광준(崔光濬) 경희대 법대교수, 에드워드 베이커 하버드대 엔칭연구소부소장,서울 법대 안경환(安京煥)ㆍ백충현(白忠鉉) 교수, 황우여(黃祐呂) 국회의원 등 70여명이 모인 가운데 최교수 사망 28주기 추도모임이 열렸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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