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한국시간)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전보다 부정적인 대북관을 밝혀 북미관계가 한동안 정체될 것임을 시사했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평가는 ‘회의(skepticism)’에서 ‘실망(disappointment)’으로 악화했고, 그에게 북한은 여전히 신뢰할 수 없는 나라였다.
3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회의’을 표시했던 부시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사태를 수습하지 않으며, 지나치게 의심스럽고 비밀스러운데 대해 ‘실망’했다” 고 말했다. 또 “도대체알 수 없는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휴전선 인근 재래식 병력을 후방으로 돌리면 쉽게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북미대화 의제인 핵, 미사일,재래식 무기에 대해 북한이 실천적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김 위원장이 한국은 물론, 미국과도 만나지 않고 있으며, 아마 그가 (아무도) 만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밝혀 남북대화, 제2차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북한의 소극적 태도가 불신의 근거임을 명백히 했다.
6월 미국의 대화제의 후 북한은 대미 대화에도 나서지 않았고,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마저 이행하지 않아 믿을 구석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와의 협상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와의 약속도 이행하지 않는 이 사람(김 위원장)은 도대체 알 수 없는 인물”이라는평가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공화당의 대북정책 핵심은 철저한 상호주의와 검증을 통한 대화이기 때문에 6월 대화제의 후 아무 응답을 하지 않고있는 북한에 대한 평가가 그 이전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국자들은북한이 테러사태 후 남북 반테러 공동성명 작성 등에 성의를 보이면서 반테러 의사를 적극 표시하고, 남북 관계개선에 강한 의지를 표시했더라면 미국의태도가 보다 유연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미국은 북한의 대미,대남 관계개선 노력을 살피면서 그에 상응하는 만큼 북미관계를 진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에 대화전제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반테러 정책에 여념이 없는 미국의 사정 등을 감안할 때 제한된 북미관계 진전도 낙관할 수 없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