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공포가 ‘시프로(Cipro)’특수로 번졌다. 시프로는 독일의 바이엘사가 개발한 4세대 퀴놀른계 항생제.치명적인 호흡기성 탄저균감염에 탁월한 효과를 지녀 바이오 테러에 대항할 ‘무기’에 비유되고 있다.
호흡기 감염은 48시간 내 80%의 높은 치사율을 보여 공포의 대상이다. 시프로는 복용후 빠른 체내흡수를 통해 균의 DNA합성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호흡기성 탄저병 치료제로 유일하게 시프로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갈수록 탄저균이 확산되는 덕분에 시프로는 감기약처럼 미국 가정의 상비약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나 사재기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미 최대 약품도매기업인 맥키슨은 한 달에 4만병 팔던 시프로를 최근 10일간 10만 병이나 팔았다. 바이엘은 연말까지 정부에 2억 정(錠)을 납품하기 위해 생산량을 3배로 늘렸다.
파이자의 ‘비아그라’에 버금가는 테러 특수를 보는 셈이다. 생산설비 확충을 위한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바이엘은 ‘공포를 이용한 상술’이란 비난에 휩싸여 있다.
의료 현장에선 시프로 품귀로 환자들이 제때 치료 받지 못하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시프로는 페니실린계인 오그맨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많이 복용되는 항생제로, 그 동안 2억8,000만 명이 치료 받았다.
탄저병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미 약품 도매 기업들은 17일 사재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소매상들에게 과거 주문량을 감안해 시프로를 공급하는 등 예방조치에 나섰다.
맥키슨의 대변인 래리 쿠르츠는 “생산을 늘려도 매점매석이 지나치면 긴급사태 때 이 약을 필요로 하는 다른 환자들이 치료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FDA는 남용을 막기 위해 부작용 지적과 함께 1주일 이내에 복용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알려진 부작용은 현기증 착란 우울증, 어린아이의 관절염 등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복용은 아직 승인되지 않았고, 예방하기 위해 미리 복용하면 내성을 길러 감염시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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