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케냐에게서 탄저균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미국의 주요공항에서는 다시 승객들의 대피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수도 워싱턴의 연방하원은 임시 휴회에 들어갔다. 걷잡을수 없이 확산되는 탄저균 테러사태가 미국을 9월11일 테러참사 당시를 방불케하는 공황으로 되돌리고 있다○…1998년 미국 대사관 폭파 사건으로 213명이 사망했던 케냐의 보건부는 18일 미국에서 우송되어온 편지에서 나온 흰가루에 탄저균 양성반응이 나왔으며 편지 수령자와 가족 4명이 탄저균포자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달 8일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부친 이 편지는 9일 케냐에 도착했으며 11일 개봉됐다.
또 파키스탄에서 나이로비 주재 유엔환경계획(UNEP)직원에게 우송된 편지와 케냐 내에서 한 기업인에게 우송된 것으로 보이는 편지에서도 흰 가루가 나와 조사중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18일 탄저균 사태가 확산되자 탄저균 테러의 배후에 관한 정보 제공자에 대해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FBI는 또 테러 공포를 악용한장난 신고에 대한 엄중 처벌 방침에 따라 이날까지 모두 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9ㆍ11테러이후 미 전역의 원자력 발전소가 경계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펜실베니아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에 모종의 위협이 가해져 군 항공기가 상공을 순찰하고 인근 공항 2곳이 4시간동안 폐쇄됐다 재개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국은 전날 밤 위협이 있었다고 만 밝힐 뿐 구체적 내용은 함구하고 있어 테러 또는 탄저균 사태와의 관련성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공항 재개 후에도 고도 경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79년 방사능 누출로 최악의 상업 핵 발전소 사고가 일어났던 이 발전소는 이 달 초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17일 오후 11시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내 3개 터미널중 하나인 톰 브래들리 터미널에서 공항 보안요원들이 백색가루를 발견, 비상이 걸렸다. 공항당국은 터미널을 즉각 폐쇄하고 항공기 이ㆍ착륙을 금지시킨 뒤 수백명의 승객들을 대피시키면서 분말에 대한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이ㆍ착륙은 2시간여만인 18일 0시40분께 재개됐으나 0시20분 출발 예정인 아시아나 항공 OZ203편 등 항공편의 연쇄 지연사태를 빚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도 이날 오전 승객과 공항직원 수천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은 이날 오후 의사당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사당 4층에 있는 내 보좌관 방에서도 의심스러운 편지가 발견돼 사람들의 출입을 차단하고 검역을실시하고 있다”면서 “23일까지 역학조사를 위해 하원을 임시폐쇄한다”고 밝혔다.
미 의회의 임시휴회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의사당 경찰관계자는 이날 “보좌진 26명과 의사당 경찰관 5명등 모두 31명이 탄저균에 양성반응을 보였다”면서 “모두 1,400여명의 의회 직원들이 탄저균 감염여부를 조사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원과 달리 상원은 18일에 투표는 하지 않되 정상적으로 속개할 예정이다.
○…중국 외교부는 18일 탄저균이 들어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편지 2통을 이틀 전에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중 1건은 중국에 진출한 한 미국 기업의 중국인 직원에게 보내진 것이라면서 가루물질이 파룬궁(法輪功) 선전용책자 속에 들어있었다고 외교부 대변인은 말했다.
또 이날 프랑스 파리의 의사당에서도 흰 가루가 들어있는 우편물이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의사당 건물을 봉쇄하고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물질을 실험 조사하는 한편 우편물을 만진 4명에 대해서도 감염 여부를 검진중이다.
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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