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다소 생소한 모임이 결성되었다.서울대 환경대학원의 최고 경영자과정 수료자를 중심으로 결성된 'CEO환경경영 포럼' 이 바로 그 단체이다.
그들은 결의문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구현을 위해 모든 경제 주체들의 사회적 책임성 강조 등을위해 노력한다"고 다짐했고, 그 자리에서 3,000만원의 성금을 모아 환경대학원의 관련연구에 쓰도록 기부까지 한 것을 보면, 단순한 친목모임과는 다름을 보여준다.
■이름대로 경영자들이 환경을 생각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사실 회원명단에는 기업경영과는 거리가 먼 정치인 사회운동가 교수 공무원들이 더러 있지만,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고학봉 포스코개발사장 서사현 파워콤사장 등 21명의 경영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6개월 동안 환경문제를 토론식 수업을 통해 이슈별로 점검하고 국내외 현장을 보고 환경문제해결의 통합적 접근을 생각한 끝에 이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종류의 모임이 국내에선 처음 생긴 셈이다.
■한국의 최고 경영자들이 환경문제를 보는 시각은 어떨까. 일단 귀찮고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한걸음 나아간 자세가 있다면, 환경이 중요한 것은 인식하지만 그 비용부담을 기업이 지는 것을 피하고 싶다는 책임회피형이지 않을까 싶다.
환경문제만큼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져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CEO 환경 경영 포럼의 출발점이 여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환경문제는 과학과 시민운동의 결합에 의해 제기되고, 그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해결은 커녕 점점 심각하게 인류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 이유는 환경문제가 바로 경제활동의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이제 환경문제는 정부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소비자와 기업인도 책임을 져야 한다. 조지 부시대통령이 교토의정서 불이행을 선언하자 미국에서는많은 최고경영자들이 부시의 조치를 비판하고 나섰다.
CEO환경 포럼이 경제가 환경과 공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수종 논설위원 s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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