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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문화지구 1호 '인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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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문화지구 1호 '인사동'

입력
2001.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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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처음부터 계획해서 건설한 도시이다. 궁궐을 비롯 관아거리나 북촌 남촌 등 아름다웠던 모습은 조선초 위정자의 혜안과 역량을 잘 보여준다.하지만 지금 옛모습은 거의 남아있지 않고 전통거리와 한옥은 갈수록 훼손되고 있다. 매년 인사동과 가회동 등지의 한옥은 철거되고 시멘트 건물이 마구 들어서서 경관을 해치고 있는 형편이다.

■서울시가 인사동 일대를 문화지구 1호로 지정해서 보존과 개발을 모색한다고 한다. 뒤늦은 조치이나 시정책임자의 의지는 환영할만하다.

인사동을 도심의 뒷골목에서 벗어나게 만들 시도이기 때문이다. 내년 2월 시행할 계획은 고서점 필방 화랑 공예품점 등 문화업종에 세제혜택을 주고, 건물 수리비와 운영비를 저리로 융자하며, 대형건물의 신축을 차단하는 동시에 고도를 50m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오늘 주민설명회를 열지만 이미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이 들어선 것을 생각하면 적지 아니 어려운 일처럼 보인다.

■뉴욕시가 도심 재건설에 성공한 사례는 배울만하다.

줄리아니 시장의 열정은 온갖 범죄가 들끓던 맨해튼의 우범지역을 세계의 문화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

공장을 고쳐 만든 극장에선 매일 저녁 오페라와 뮤지컬이 공연되고, 도심 속의 시립도서관은 휘황찬란하게 불이 켜졌으며, 미술관엔 세계에서 온 관광객이 줄을 이어 전시실을 순회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사무실을 연 곳도 바로 악명높던 할렘가이다.

■인사동의 새단장은 그에 비해 어려운 사업이 아니다.

누구나 납득할 청사진을 내놓고 진지하게 설득하면 주민도 동의할 것이다. 문화거리는 딱딱한 박제품처럼 보기만 좋은 곳이 아니라 생동감이 넘쳐나야 한다.

전통음식점이나 찻집과 함께 민속주점도 포함되어야 거리가 살아있게 된다. 파격적인 예산을 배정하고 여러 이해관계를 조정할고 건(高 建)시장의 친화력과 역량을 기대한다.

/최성자 논설위원 sj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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