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경찰서 내 불교 신도들의 공간인 '경승실'에 불상을 설치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기독교계가 불상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등 불교계와 심각한 마찰을 빚고있다.문제의 발단은 지난 달 경승위원회가 원주경찰서 건물 3층에 위치한 경승실에 불상을 설치하기로 결정하자 같은 건물 내 나란히 위치한 경목실 관계자들이 불상설치에 반대, 경목실을 폐쇄하고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통해 불상철거를 요구하고 나선 것.
불상철거를 주장하는 기독교계는 공식적으로는 이번 문제가 불교에 대한 간섭이나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고 불교계도 마찬가지로 이와 관련,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겉으로는 기독교와 원주경찰서간 대립 양상으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기독교계와 불교계가 불상철거를 둘러싸고 실질적인 종교갈등의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기독교계는 경찰 예규 가운데 '(경승, 경목실에) 3건의 부착물만 허용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불상설치는 위법이라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불교계 역시 예규 규정에 따라 사무실을 제공받았으며 '신앙적 전도사업을 할 수 있다'는 예규를 근거로 불상철거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주경찰서 역시 전국의 경찰서 가운데 54곳의 경찰서 경승실에 불상이 설치되어 있고 58곳의 경찰서 경목실에는 십자가가 설치되어 있다면서 원주기독교계의 강한 반발에 곤혹스러워 하고있다.
원주경찰서 경승실 불상설치 문제가 전국적인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경승실의 불상철거를 요구하는 기독교계의 두 차례 집회 때문이다.
기독계는 14일 두 번째 집회에서 신도 수 천명이 6시간 이상 원주천 둔치와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경찰서에 경승실이나 경목실 등 종교시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실은 아니다.
하지만 원주경찰서 경승실에 불상이 설치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로 수 천명의 기독교인들이 동원되고 대규모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모습은 그 동안 종교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가져왔던 많은 사람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조계종 총무원에 걸린 동자승의 성탄축하 현수막과 성당에 걸렸던 석가 탄신일 축하 현수막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은 기독교계와 불교계가 종교간의 갈등을 넘어서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홍석진 인터넷 원주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