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거인(Big Unit)’ 랜디 존슨(38)의 완벽투를 발판삼아 17일(한국시간)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2_0으로 완봉,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제구력의 마술사 그렉 매덕스(35)와 삼진왕 랜디 존슨이 맞대결을 펼친 이날 경기는 미국 언론의 평가대로 ‘투수전의 백미’였다. 애틀랜타 선발 매덕스도 7이닝 동안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애틀랜타의 타선이 맞서기에 이날 존슨의 공은 너무 빨랐다.
애리조나는 상대 실책을 틈타 선취점을 냈다. 1회말 1사후 2번 크레이그 카운셀이 좌전안타로 진루한 뒤 3번 루이스 곤잘레스가 친 평범한 1, 2루간 땅볼을 애틀랜타 2루수 마쿠스 자일스가 더듬어 1사 1,2루를 만들었다.
4번 레지 샌더스의 중전안타로 1-0. 애리조나는 1회말 치퍼 존스의 내야 안타를 제외하고는 2루 출루조차 허용않은 존슨의 호투를 앞세워 5회말 귀중한 추가점을 냈다. 2사후 2루타로 출루한 카운셀을 곤잘레스가 우전안타를 쳐 홈으로 불러들여 2-0으로 달아났다.
존슨의 호투에 이렇다 할 기회조차 잡지 못하던 애틀랜타는 9회말 최후 반격을 시도했다. 지난해 삼성에서 ?i겨난 애틀랜타의 2번 훌리오 프랑코가 2사후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존슨의 천적 치퍼 존스가 우전 안타로 1,3루의 동점 기회를 만들었다.
8회부터 불펜에서 김병현이 몸을 풀고 있었으나 벤치의 누구도 존슨의 교체를 원하지않았다. 존슨은 브라이던 조던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포스트시즌 7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3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이었다. 통산 257승의매덕스도 “존슨의 공은 무시무시했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뉴욕양키스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1차전(오전5시)과 애리조나와 애틀랜타의 2차전(오전 9시)이 각각 열린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존슨 158km 광속구… "굿바이 PS 징크스"
“부담을 떨쳐버리라는 커트 실링의 충고가 도움이 됐습니다.”
사이영상 3회, 탈삼진왕 7회의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1995년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이후로 무려 6년째 포스트시즌 승리와 인연이 멀었던 랜디 존슨(38)이 1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며 기나긴 포스트시즌 징크스를 깨뜨렸다.
존슨은 14년동안 통산 200승, 로저 클레멘스(39ㆍ뉴욕 양키스)에 이어 현역 최다탈삼진(3,412개 통산 9위)의 기록을 갖고 있는 대투수임에도 이날 승리를 얻기까지 포스트시즌 전적은 2승7패, 방어율 3.67로 ‘가을축제’와는 인연이 별로였다.
이런 징크스 탓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의 선발도 동료 커트 실링에게 넘겨주어야했고 11일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도 8이닝 3자책점으로 패전투수의 멍에를 뒤집어 쓰며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17일 완봉승을 거둔 존슨의 투구는 환상적이었다. 158㎞의 직구와 140㎞가 넘는 슬라이더, 간간히 섞어 던진 체인지업으로 무려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상대타선을 꽁꽁 묶었다.
존슨을 상대로 통산 3할4푼8리를 기록한 애틀랜타의 브라이언 조던은 이날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며 “내가 본 존슨의 투구 가운데 가장 위력적이었다”고 실토했을 정도.
절치부심 끝에 포스트시즌 부진을 훌훌 털어버린 존슨이 애리조나를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켜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챔피언반지를 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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