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글로벌 리더 / 한국코닥 강동성 사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글로벌 리더 / 한국코닥 강동성 사장

입력
2001.10.18 00:00
0 0

“남북 이산 가족들이 상봉할 때 마다 빛 바랜 흑백사진을 나눠보며 서로를 확인하는 장면이 눈에 띄곤 합니다.이를 지켜보며 기억의 ‘소중한 순간’을 만드는 의미 있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는데 큰 자긍심을 느낍니다.”

미국의 테러대참사 이후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연기되는 등 남북간에 또 다시 심상찮은 기류가 조성되고 있지만 강동성(姜東成ㆍ45) 한국코닥㈜ 사장은 뛰는 가슴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코닥㈜이23일 다국적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금강산 온정리 휴게소에 사진 현상 종합 서비스 체인인 ‘코닥 익스프레스’ 북한 1호점을 개설하기 때문이다.

그의 마음은 이미 금강산을 넘어 평양에 가 있다.

올 해 중 평양에 코닥 체인점 3,4개가추가 설립될 예정이어서 때 아닌 ‘북한특수’를 누리게 된 회사 전체가 흥분에 휩싸여 있다.

지난 해 말 제프리 존스 주한상공회의소(AMCHAM)회장을 비롯, 코카콜라와P&G 등 AMCHAM 소속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12명과 함께 북한을 방문하려던 강 사장의 계획은 마지막 순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수 차례의 직ㆍ간접적 북한진출 시도에서도 매번 좌절을 맛봐야 했다. 그러나 참고 기다린 보람은 이 번 가을에 나타났다. 북한이 첫 손짓을 보내온 것이다.

“금강산에서 사진을 찍어 필름을 현상하려면 자동차를 타고 원산까지 가야 한다고 하더군요. 금강산을 찾는 북측 동포들도 이젠 온정리 휴게소에서 코닥 센터만 찾으면 17분 속성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거죠.”

초등학교 시절 이민 가 미국에서 30여년을 살아 온 강 사장은 가족애와 동포애를소중히 여기는 1.5세대 재미동포 경영인이다.

지난 해 초 코닥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사장으로 발탁된 그는 코닥 광고사진에 한국인 모델을 써야한다는 주장을 관철시킨 소신파이기도 하다.

강사장은 원래 사진 관련 시장과 무관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미국 최대 정유회사 엑손오일의 지역주요소 운영을 10여년간 관리해 온 소비자 마케팅 전문가 출신.

엑손의 2만 여 개 직영 주유소(연 매출 약1 조원)를 관리하는 노련한 현장경험이 높이 평가돼 한국의 ‘코닥 익스프레스’관리자로 발탁됐다.

외환위기 이후 최근 4년간 40% 다운사이징이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겪어 다소 침체된 분위기의 한국코닥은 강사장의 승선을 계기로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위한 돛을 올렸다.

그는 세계적인 브랜드라는 점만을 내세우며 정작 시장을 등한시해 온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사내 관리분석을 통해 경쟁력 있는 가격전략과 비용축소를 첫번째 과제로 삼았다.

취임 1년이 지나면서 미동도 않던 시장점유율이 4% 늘어나고 매출도 11% 증가했다. 불황 여파로 소비가 위축된 최악의 시장상황에서 얻은 수확이라 그 의미는 한 층 컸다.

강사장은 그러나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코닥 필름의 시장점유율이 60%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강사장은 “2002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코닥이 ‘한국의코닥’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10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코닥브랜드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강 사장은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한국코닥 어떤 회사

‘버튼만 누르세요. 나머진 저희가 책임 지겠습니다’

100년 전 창업자 조지 이스트만이 내건 슬로건처럼 코닥은 사진관련 산업의 모든것을 책임지는 영상 토탈 서비스 업체다. 코닥은 1970년 초 서울에 총판 대리점을 열면서 국내에 첫 뿌리를 내렸다.

86 아시안 게임과88 서울올림픽 공식 후원업체로 우리에게 친근한 코닥(미국 이스트만 코닥사)은 89년 5월 두산상사와 지분 51대49로 한국코닥㈜을 설립,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2년 만에 사진 현상소 체인인 ‘코닥 익스프레스’가 1,000호점을 돌파하는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두산그룹이 96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한국코닥 지분을 미국 코닥에 전격 매각함으로써 직영체제가 구축됐다.

현재 전국 1,800여점의 ‘코닥 익스프레스’를직ㆍ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코닥은 필름시장 점유율 40.5%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최대업체다. 최근 전천후 다목적필름 ‘코닥 맥스’를 출시했고 올 해 안으로 일회용 카메라 ‘맥스 HQ’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카메라는 일반 카메라 렌즈및 프레쉬 시스템과 코닥 맥스 800 고감도 필름을 장착, 최고 품질의 사진촬영 환경을 제공할 계획. 또 MP3와 디지털카메라, 디지털 캠코더의 기능을 갖춘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카메라 MC 3를 잇따라 출시, 까다로운 웹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의료영상ㆍ소비자영상ㆍ디지털ㆍ엔터테인먼트ㆍ코닥전문가 부문 등 5개 사업부로 운영중인 한국코닥㈜의 지난 해 매출은 1,500억원 규모로 직원 수는 총 180명.

■ 나의 키워드

“팀워크는 개인의 창의성을 보장한 팀 플레이(team play)다."

한국코닥에 입사하면 개인별로 필름 다섯 통을 주고 놀이동산에서 팀을 구성, 사진을 찍게 하는 팀워크 수련회가 있다. 소비자 만족이란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우선 전사적 공감대를 쌓고 직원의 개성을 최대한 발휘해 나가는 과정이 필수다.

특히 정직함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사내 상하 좌우 등 전방위의 대화채널이 원활하게 이뤄질 때 팀워크는 살아난다. 또 각종 동아리 활동을 통해 업무 외에도 서로간의 간격 좁히기를 시도하는 것 역시 팀 플레이의 연장이다.

“몸집이 큰 것보다 빠른 것이 시장을 잡아 먹는다."

급속히 변하는 시장환경과 소비자의 욕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수 많은 결정을 빠른 시간내에 정확하게 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적극적인 권한 위임과 일관된 경영 방침이 필요하다.

코닥은 영상산업에서 가장 먼저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가장 신속한 행동으로 소비자 만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용두사미의 문제점은 실행력 부족에 있다.”

많은 돈을 들여 시장조사에 나서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 기획하지만 기획 단계로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마케팅과 기획도 중요하지만 실행과 성과에 더 많은 비중이 실려야 한다. 특히 실행단계에서 고객만족이란 대전제를 달성하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강동성 사장 어떤사람

▽출생 : 1956년 대구출생(미국 시민권자로 미국 명 마이크 D. 강)

▽학력 : 서울 경복초등학교 6년 재학 시 당시 문교부 장학관인 아버지를 따라 도미/ 오클라호마 대 화학ㆍ생리학 전공/ 워싱턴대(미조리 세인트루이스ㆍ1982) MBA

▽경력 : 미 최대 정유사인 엑손 시장개발 담당(알라바마)ㆍ직판담당(플로리다)ㆍ마케팅시스템통합담당ㆍ마케팅 프로젝트담당본부장ㆍ마켓 전략가 (텍사스 본사: 83~95년)/ 영국 디지털 프로세스 장비회사인 페리 그룹 한국지사장(96~2000년2월)/ 한국코닥㈜사장취임(2000.3)

▽생활신조 : 정직

▽취미 : 사진 찍기 (코닥 1회용 카메라로 주변의 일상을 찍는 것)

▽좋아하는 스포츠 : 테니스ㆍ골프(핸디캡 20)

▽장기 : 고교ㆍ대학시절 전교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의 탁구실력

▽가을 추천서 : 성경

▽가족 : 음악을 전공하고 유학시절 교회에서 피아니스트였던 부인과 1남1녀

▽e메일 : mkang@kodak.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