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냉전시절 미국의 생화학 무기공격에 대비해 개발해 놓은 탄저병 백신을 미국에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미국의 적이 러시아에서 테러 세력으로 바뀌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유리 셰브첸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15일 “우리는 탄저병 대응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면서 “미국이 원하면 탄저병 백신과 기술 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셰브첸코 장관은 “탄저병은 치료 가능하지만 급속한 전파력이 있어 위험하며 이로 인한 대중 히스테리가 더 큰 문제다”라면서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고말했다.
러시아는 자국의 탄저균 백신이 미국것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자부하고 있다.
미국 백신은 화학적 원리에 따라 제조돼 자주 맞아야 하는 반면 러시아 것은 살아 있는 탄저균주를 포함하고 있어 한번 접종하면 약효가 1년 정도 지속된다는 것이다.
러시아 백신이 우수한 것은1972년 미국과 생물학 무기 협정을 체결한 이후에도 이를 위반하고 계속 개발해 왔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92년까지 탄저균등 생물학 무기를 개발해 왔음을 시인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에 유포된 탄저균이구 소련이 제조한 것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이것이 사실일 경우 구 소련산 탄저균을 막기 위해 러시아산 백신과 기술을 사용하는 사태가 벌어질수도 있다.
구 소련산 탄저균 출처로는 미국 원조로 생물학 무기공장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카자흐스탄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카자흐 정부는 15일 안전 조치가 충분하다면서 가능성을 부인했다.
79년 탄저병이 발생, 70명이 숨진구소련 스베르드로프스크에서 방역작업을 한 러시아 중앙역학연구소의 탄저병 전문가 벤자민 체르카스키는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에 탄저균을 퍼뜨리고 있는 세력들은 테러집단이 분명하며, 그들의 목표는 탄저병으로 미국을 휩쓰는 것이 아니라 공황 상태를 유발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그들은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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