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탄저균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탄저균 오인소동이 잇따르는 등 ‘백색테러 공포증’이확산되고 있다.16일 오전 10시50분께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우체국에서 우편물 분류작업을 하던 이모(32)씨가 화학물질로 보이는 흰가루가 묻어 있는 우편물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 우편물은 A4크기의 용지 20~30장이 한 묶음으로 된 상품선전 카탈로그를 비닐봉투에 담은 것으로, 봉투와 봉투 사이에 손바닥 크기로 가루가 묻은 채로 발견됐다.
군ㆍ경은 화학반응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일단 화학물이 아닌 것으로 판명됨에 따라 이 가루를 밀봉 용지에 담아 대구시 보건과에 보내 생물학 반응 여부를 조사중이다.
지난 15일 울산 동구일산동 울기공원에서도 다량의 흰색가루가 뿌려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군ㆍ경이 합동으로 조사를 벌였으나 밀가루로 판명났다.
신고자 김모(53ㆍ울산동구 방어동)씨는 “지난 14일 공원에서 아침운동을 하다 30대 초반의 외국인 여자가 비닐봉지에 담아온 흰색가루를 뿌리는 것을 보고 수상하게 여겨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3일과 15일에서울 용산 미군기지 인근 육교와 하얏트호텔 주변 남산순환도로 가로수 옆에도 흰색 가루가 뿌려져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으나 확인 결과 밀가루로 밝혀졌다. 또 14일에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맞은편 인도에 외국인두 사람이 ‘수상한 물건’을 놓고 갔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기도 했다.
특히 일련의 소동들은 미군시설이나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에서 발생하거나 외국인들의 소행이라고 신고가 접수돼 경찰을 바짝 긴장케하면서 공포심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찰청 대테러계 관계자는“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미국의 탄저균 소동을 모방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실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만큼 수상한 물질은 보는 즉시 경찰에 신고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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