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놀이' 법정에 선다

‘마당놀이’를 둘러싼 MBC와 극단 미추의 갈등이 법정 분쟁으로 비화됐다.MBC는 15일 “극단 ‘미추’(대표 손진책)를 상대로 ‘마당놀이’ 명칭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고밝혔다.

MBC측과 법정까지 가지 않고 해결 방안을 찾아보려던 미추도 “더이상 화해할 여지는 없는 듯하다. 법적으로 맞대응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MBC는 11월17일부터 장충체육관에서 마당놀이 ‘암행어사졸도야’를 공연할 예정이며, 미추 역시 비슷한 시기에 마당놀이 ‘변강쇠전’(11월 9일~12월 9일, 정동이벤트홀)을 앞두고 있어 최근까지 명칭을 둘러싼 신경전을 벌여 왔다.

지난 달 29일 MBC측은 미추에 “ 마당놀이는 94년 MBC가 상표로 등록한 것이다”라며 미추에 사용중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자, 미추는 “마당놀이는 공연물의 장르를 지칭하는 일반명사로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으므로 여러 제목의 마당놀이가 공연될 수 있다”며 반박한 바 있다.

미추와 MBC는 81년 김지일 극본, 손진책 연출의 ‘허생전’을 시작으로 MBC가 돈을 대고 미추가 제작해 개런티를 받는 식으로 매년 함께 공연해 왔다.

그러다 마당놀이에 대한 견해차로 올해부터 다른 길을 걷고 있다.

MBC는 “미추의 마당놀이는 늘상 그 배우(윤문식 김성녀 김종엽등)에 그 내용으로 변화가 없었다”고 말한다.

반면 미추는 “MBC가 작품을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끌었다. 또 ‘마당놀이’의 명성은 MBC뿐 아니라 미추 단원들과 스태프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섭섭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연극계 일각에서는 “예술장르를 상표등록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반감을 표시하고있다. 마당놀이가 독점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지적 재산인지, 아니면 보편화된 예술 장르인지, 가처분신청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은경기자key@ 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