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프로축구 정규리그 우승길목에서충돌하게 된 수원 삼성(2위)의 김호(57) 감독과 안양 LG(3위)의 조광래(47) 감독. 축구계에 널리 알려진 두 감독의 어색한 관계는 9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1992년 국가대표 감독과 코치로 인연을 맺은 이들은 그 해 8월에 열린 베이징 다이너스티컵 결승서 일본에 승부차기로 패한 뒤 점차 소원해졌다. 한ㆍ일전 패배의 책임과 관련해 코칭스태프의 불화설이 나돌기 시작했고 조 감독은 결국 이듬해 대표팀 코치직서 물러났다.
이들은 96년 출범한 수원 삼성의감독과 코치로 다시 만났다. 당시 대우의 사령탑에서 신생팀 코치로 내려앉아 화제를 모았던 조 감독은 2년 동안 김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지만 98년 다시 결별, 안양 LG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수원과 안양은 매번 격렬한 경기를 펼치며 수도권 최고의 라이벌로 자리잡았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지난 주 각각성남과 포항에 져 이번 맞대결서 비기거나 질 경우 사실상 우승꿈을 접어야 하는 절박한 입장에 몰렸다. 반드시 이겨야 성남과의 선두다툼에 가세할수 있어 혈전이 예상된다.
상대전적으로는 안양의 우세. 올 시즌수원에 3승1패를 기록하고 있는 안양은 핵심수비수 최윤열을 투입, 수비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수원의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꿰고 있는 조광래 감독은“뛰어난 수원 공격수들의 개인플레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한다면 무난히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성남에 1위를 내준 수원의 각오 역시 비장하다. 김호 감독은 “안양과의 경기엔 손승준 오규찬 등 신인 미드필더를 선발로 기용하고 데니스를 후반에 투입할 수도 있다”며 승부의 초점을 후반에 맞추고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광양에서 전남과 맞붙는 선두 성남은 비교적 여유 있게 1위 독주에 나설 채비이고 4위 부산은 포항과 원정경기를 갖는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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