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군 투입 등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2단계 작전을 놓고 미국 국방부 내 민간 지도부와 군 장성들이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 1주일간의 아프간 공습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양측의 견해차는 새로운 차원의 전쟁을 구상하고 있는민간 지도부와 재래식 전투 방식에 익숙한 군 장성 간의 갈등 양상을 띠고 있다.영국의 가디언은 16일 “도널드 럼스펠드국방부 장관이 현역 장성들이 비전통적인 지상전을 수행할 능력을 보이지 않는 데 점점 실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7일부터 계속된 공습에도 불구하고 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와 국제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이 건재를 과시함에 따라 대규모의 특수 병력을 투입하라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지만군 장성들은 지상전 전개를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격 목표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지상군 투입을 서두를 경우 치명적인 위험이따른다는 것이 장성들의 생각이다. 때문에 이들은 지상군 투입에 앞서 탈레반의 저항을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공습이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이들은 오마르나 빈 라덴의 행방을 찾아내지 못하는 ‘정보 부재’의 책임이 민간 정보 당국에 있다고 보고 있다.전 중부군 사령관 안토니 지니 장군은 “숨어 있는 타깃을 찾아내는 것은 외교관이나 정보원들이 할 일”이라며 “군대는 이런 일은 하는 게 아니다”고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간 지도부는 펜타곤의 장성들이 걸프전식 사고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럼스펠드 장관의 한 참모는 “미디어는 제2차 걸프전을 취재하고 있는데 군은 걸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금까지의 공격이 공습을 반복하는 걸프전식 전쟁의 연장이었다면 앞으로는 보다 진보적이고 창조적인 공격이 이어져야 한다는 게 민간 지도부의입장이다. 이 같은 논쟁은 지상군 투입 시기가 임박해지면서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얼마나 많은 군대를 어떤 방식으로 투입해야 할 지가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고위 장성들은 아프간 내에 지상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특수 병력을 투입하는 계획보다는 아라비아해의 항모전단을 기지로 아파치 헬기 등을 동원한 제한적인 특수전을 선호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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