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對美) 전면전에 반대하는 아프가니스탄내 ‘탈레반온건파’가 미국 및 파키스탄과 비밀협상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테러와의 전쟁’도새 국면을 맞을 조짐이 보이고 있다.현지 정보 소식통들은 16일 파키스탄 정부의 탈레반내 일부세력에 대한 회유 공작이진전됐다고 밝히고 있다.
행방이 묘연했던 압둘 와킬 무타와킬(사진) 아프간외무장관은 15일 자정 이슬라마바드에 잠입, 파키스탄의 군정보부(ISI) 부장인 이산 울 하크 중장과 1시간30분 동안 밀담을 가진 사실이 파키스탄과 미국 언론들에 의해 확인됐다.
이슬라마바드에선 이날 현재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있다. 전쟁 조기종결을 위한미-파키스탄-탈레반 온건파 간 3각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30대로 성직자 출신인 무타와킬은 온건파의 핵심인물. 오사마 빈 라덴 및 알카에다 비호를 위한 대미 전쟁에 반대하는 세력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의 움직임은 최고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정권에균열 조짐이 나타났음을 처음 시사한 것이다.
아프간 사정에 정통한 ‘프론티어 포스트’는 무타와킬이 탈레반의지도부 교체를 포함한 대미 평화안을 제시하고 중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도 “그의제안은 오마르가 추인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오마르에 정면도전하고 있는 지는 불분명하지만, 탈레반에 심각한 분열상이 나타난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더 뉴스’와‘더 네이션’ 등 파키스탄 신문들은 무타와킬이 아프간에 돌아가지않고 파키스탄에 망명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른 정보소식통들은 파키스탄 정보당국이 무타와킬 등에 차기 정권에서의 요직을 제시하면서 오마르에반기를 들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탈레반 붕괴후 아프간내 영향력이 사라질 지 모른다는 점,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정정불안이악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필사적으로 전쟁 조기종결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측은 아직 탈레반의 본격적 와해를 의미하는 것인지, 또는 공격을 늦추기위한 전술인지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빈 라덴을 인도하면공격을 중단할 것”이라며 탈레반 온건파에 손짓을 하면서 정권의 완전붕괴를 겨냥한 군사ㆍ외교적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빈 라덴을 넘겨받기 전에 공습을 중단하는 것은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대안으로 검토될수 없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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