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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잎새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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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잎새 外

입력
2001.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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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새 / '진짜'향기나는 러브스토리관람객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물론 좋은 영화만큼 관객을 즐겁게 하는 것도 없지만, 요즘 극장에서는 ‘공감각적’ 즐거움을 위한 시도가 한창이다.

얼마전 개봉한‘라벤다’에서 라벤더향을 뿌린 적이 있고,7월 ‘라스칼루-남 무용단’ 의 ‘오감’공연에도 향기를 통해 감각을 자극했다.

영화 ‘잎새’(감독 김정식)는 극장에서 3가지 향기를 선물할 예정이다. 은은한 비누향, 짠냄새가 살짝 밴 바다향과 아이리스 향기를 영화 장면과 함께 관객에게 전달한다.

‘만들어진 영화’가 아닌 ‘관객이 함께 만드는 영화’도 주요 마케팅 기법중의 하나. 영화편집, 기술 등을 문제점을 지적하면, 반영이 되는 모니터링 시사회는 주로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잎새’는 지난 6월 일반관객을 초청한 시사회를 가져 호응을 얻었다.

어릴 적 헤어진 동생을 찾기 위해 전단을 붙이는 다혜(최유정)와 장난삼아 전단을 뜯어내는 가석방 상태의 전기수리공 민규(박정철)가 예정처럼 사랑에 빠진다.

몸을 팔며 사는 다혜는 매일 녹음기에 일기를 쓴다. “은수야, 길다가 앞을 못 보는 여자가 있으면 이름이라도 꼭 물어봐” 시력을 잃어가는 다혜를 위해 민규는 결국 위험한 승부수를 띄운다.

고전적 멜로, 박정철의 차분한 연기는 그런대로 멜로팬들을 유인할 만한 구석. 그러나 후시 녹음을 한 여배우의 대사는 곳곳에서 부자연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연기파 방은진의 역할도 모호하기 짝이 없다.

끝부분의 이야기 전개도 맥락이 닿지 않는다. 민규가 전봇대에서 비누조각을 하느라 밑으로 떨어지는 비누가루가 마치 눈송이처럼 보이는 장면 등 곳곳에 영상미에 신경 쓴 흔적이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20일 개봉.

■코렐리의 만도린 / 전쟁속 사랑…하필이면 적과…

전쟁과 사랑, 그리고 대서사시. 수학공식 같은 이 수식어를 만족시키는 ‘작품’을 꽤 보아왔다. 신이 정해놓은 인간의 운명을 뒤바꾸는 변수로 전쟁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코렐리의 만도린’(CaptainCorelli’s Mandolin)도 하나하나 뜯어보면 ‘작품’을 만들어내기에 필요한 것을 다 갖추었다.

‘적과의 사랑’이라는 아주 드라마틱한 소재에 그리스 케팔로니아 섬의 한적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광, 꽤 돈을 들였을 전투신과 전쟁터에서 사나이들끼리 주고 받는 우정까지 덧붙여졌다.

그리고 이름만으로도 믿음을 주는 니콜라스 케이지, 톰 크루즈가 반할 정도로 고혹적인 페넬로페 크루즈가 주연을 맡았다. 감독은 ‘세익스피어 인 러브’의 존 메든.

2차 세계대전에 말려든 그리스의 작은섬 케팔로니아. 청년들은 전장으로 떠난다.

유일한 의사의 딸로서 총명하고 아름다운 펠라기아(페넬로페 크루즈)도 약혼자 만드라스를 전쟁터로 떠나보낸다.

그런데 섬에 이탈리아군이 주둔하면서 코렐리 대위(니콜라스 케이지)가 펠라기아의 집을 숙소로 택한다.

전쟁 중에도 오페라를 흥얼대는 낭만파 코렐리가아무리 기다려도 편지 한 장 없는 약혼자 때문에 펠라기아의 마음에 생겨난 공허를 놓칠 리 없다.

하지만 적과의 사랑을 감내할 정도의 열정도, 섬세한 감정의 떨림도 감지되지 않는다. “넌 외국인을 만나야 돼.”펠라기아가 아버지에게 들은 충고대로 둘의 사랑이 운명이었다 하더라도 어느새 그렇게까지 사랑에 빠졌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주변 상황을 엮어놓고 그대로 흘러가는, 진부한 러브스토리가 돼 버렸다. 만돌린을 어깨에 둘러메고 행군을 하면서도 눈에 띄는 미인을 놓치지 않고 경례를 붙이는, 군기 빠진 이탈리아 장교인 니콜라스 케이지에게 낭만적이라는 느낌은 별로없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의 지루함을 상쇄시켜주는 것은 페넬로페 크루즈.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모습조차도 보기 좋다.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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