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시민단체, 고이즈미 가는곳마다 릴레이시위 "말 뿐인 사과 필요없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시민단체, 고이즈미 가는곳마다 릴레이시위 "말 뿐인 사과 필요없다"

입력
2001.10.16 00:00
0 0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방한한 15일 시민들은 ‘한국민이받은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사과에 대해 “말뿐인 사과는 백 번 해도 소용 없다”며 일본측의 성의없는 발언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특히 이날 시민단체들은 고이즈미 총리 일행의 행선지마다 쫓아다니며 릴레이식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전 9시20분 첫 행선지인 서대문 독립공원 주변에서는 재향군인회소속 회원 200여명을 비롯해 순국선열회,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태평양전쟁유족회 등 시민단체 회원 및 한총련 소속 학생 등 400여명이 몰려 나와“식민지배 사죄, 침략수탈 배상 등 적극적인 실천 방안도 없이 ‘사과’ 운운한다는 것은 우리 국민을 조롱하는 언사가 아니냐”며 반발했다.

민족화해자주통일 협의회 회원들은 독립문 로터리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얼굴사진을 붙인 인형을 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했으며 한총련 소속 학생 30여명도 독립문 고가도로 위에 올라가 ‘고이즈미는 우리 민족 앞에 사죄하라’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고 차선을 막는 등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태평양전쟁유족회 소속 양순임(梁順任ㆍ56)씨는 “과거의 잘못도 모르는 너희들이 무슨 1등 국민이냐.창피한 줄 알아라”며 차도 위에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정신대 출신 황금주(黃金珠ㆍ82) 할머니도 “여기가 야스쿠니인 줄 아느냐. 당장 물러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로와 광화문 일대에서도 일본의 성의없는 사과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분노가 쏟아졌다.

일본교과서 바로잡기 운동본부, 태평양전쟁 피해자보상 추진협의회 등 101개 단체 소속 500여회원은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고이즈미 방한 규탄 범국민대회’를 열고 ‘알맹이 없는 형식적인 사과’에 대해 비난했다.

김민철(金敏喆) 집행위원장은 “경제대국의 수장이 ‘서로잘해 보자’는 말로 과거사 문제를 일단락하려는 처사는 역사 몰이해의 극치를 보여주는 일”이라며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인의 의지와 뜻을 받아들여 과거사 사죄와 야스쿠니 합사 취하, 태평양전쟁 피해자배상법제정 등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이용식(李容植ㆍ43ㆍ상업)씨는“일본 정부가 과거사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사과 한 마디에 그냥 물러선 정부의 태도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부산지역 62개 시민단체 및 어민단체는 이날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궐기대회를 갖고 한일 어업협상 재협상을 촉구하고 일장기를 불태웠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