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차전에서 두산에게 끌려다닌 감이 없지 않다.”(김재박 현대감독)“상대가 세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김인식 두산감독)
13일 수원에서 열린 5전3선승제의 2001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이 현대를 5-3으로 꺾고 1승1패를 기록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승장 김인식 감독과 패장 김재박 감독은 서로를 추켜세웠다. 올 플레이오프는 어느한 경기도 안심할 수 없는 막상막하의 게임이 될 것이라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15일 잠실로 장소를 옮겨 벌어지는 3차전(오후 6시)은 플레이오프의 명운을 가를 중요한 일전이다. 3차전을 잡는 팀이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딸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다. 그만큼 3차전의 비중이 커 두 감독은 고심끝에 3차전 선발로 마일영(현대)과 조계현(두산)을 각각 예고했다. 신예 좌완투수와 백전노장의 대결이라는 점이 특색이다.
마일영은 고졸 2년생으로 올시즌 팀에서 선발투수자리를 꿰찼을 정도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10승5패를 거둔 마일영은 방어율이 비교적 뛰어나다. 3.96으로 마운드에 오르면 실점을 그리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프로경력은 2년차에 불과하지만 볼배합이 좋고 배짱이 두둑한 게 강점이다.
조계현은 올시즌 3승5패에 방어율 5.28로 기대에 못미쳤다. 시즌초 반짝하다가 컨디션 난조로 줄곧 1군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조계현은 팔색조라는 별명처럼 국내투수들중 가장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볼스피드는 135㎞에불과하지만 탁월한 제구력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두뇌피칭은 정평이 나 있다.
둘의 올 시즌 상대전적은 엇비슷하다. 마일영은 4차례 선발등판 포함, 총 6경기에서 1승만 기록했다. 방어율은 4.37이다. 조계현은 선발로만 2차례 등판, 1승을 올렸다. 방어율은 3.09.
객관적 기록으로 볼 때 어느 한쪽으로 추가 기울지 않는다. 다만 마일영은 좌투수이면서도 두산 좌타라인의 핵인 심재학 정수근 등에게 약하다. 심재학은 5할대, 정수근은 4할대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정수근을 어떻게 상대하느냐가 관건이다.
조계현은 현대전에 자주 등판하지 못했다. 기록이 무의미할 수도 있지만 현대의 중심타자들인 박경완(0.600)과 전준호(0.333)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좋은 승부를 펼쳤다.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현대의 중심타선을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승부를 가를 변수이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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