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탄저병 공포가 확산하면서 ‘이라크배후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 및 워싱턴 테러참사와 이라크의 연계 혐의도 새삼주목을 받고 있으며, 조지 W 부시 미 정부 내에서 이라크를 공격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강경파의 확전론이 힘을 얻고 있다고 영국 주간 가디언지가14일 보도했다.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사정에 밝은 한 정보소식통은 이날 “플로리다의탄저병 희생자는 공중에 살포된 균에 의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사건의 배후에 국가 차원의 지원이 있다는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근거는 탄저병균의 분말처리과정이어렵다는 것. 전문가들에 따르면 탄저병균을 분말화 하려면 우선 밀봉된 상태에서 대량의 병원균을 활성화 상태에서 건조시킬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한다. 또 고밀도의 병원균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반복적인 정제과정이 필요하다. 이 같은 기술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수백만달러규모의 비용이 든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염소나 1차대전 때 쓰인 포스겐 같은 저급한 수준의 화학무기가 알 카에다에 확보됐을 수는 있지만 이를 살포할 만한 기술력조차 없다”며“알 카에다가 탄저병균을 독자적으로 개발∙사용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번에 파악된 병원균이 1950년대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개발돼 이라크를 포함한각국 실험실에 샘플로 제공된 ‘미국산 병원균’과 유사하다는 점도 이라크 배후설의 정황을 높여주고있다. CIA의 한 관계자는 “탄저병 공격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중동에서 이란과이라크 밖에 없으며, 정치적으로 이란은 테러개입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폴 월포비츠 국방부 부장관의 이름을 따 ‘월포비츠라인’으로 명명된 부시 정부 내 확전론자들은 테러참사의 주범인 모하메드 아타가 지난해 가을 체코 프라하에서 이라크 정보원인 아메드사미르 아 아하니를 만난 점 등을 내세우며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알 카에다의 테러와 연계됐다고 몰아부치고 있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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