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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은 '간의 날' / "B형 간염 35%, 20년뒤 간암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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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은 '간의 날' / "B형 간염 35%, 20년뒤 간암발전"

입력
2001.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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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은 대한간학회가 정한 ‘간의 날’.200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간암을 제외한 간질환(간경변,알코올성 간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률은 10만명 당 22.9명이었다.

이는 암(122.1명), 뇌혈관질환(73.2명), 심장질환(38.5명),교통사고(25.4명)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사망 원인이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서는 간 질환이 사망원인의 2,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간이 혹사당하고 있다.

간에 생긴 염증인 간염, 그 중에도 B형 간염은 전 국민의 5~9%가 감염돼 ‘국민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최문석 교수는 “간암 환자의 65%가 만성 B형 간염 환자이고,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20년뒤에 35%가 간암에 걸릴 정도로 간염은 간암과 밀접한 질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간염 보균자가 모두 간염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간염보균자의 약 10%만이 간염 환자로 발전하고 급성 간염은 대개 3~4개월 정도면 완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B형 간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다.

특히 가족 중 B형 간염 환자가 있다면 모든 가족이 모두 검사를 받아 바이러스 보균 유무를 확인하고 항원 및 항체가 모두 음성이면 반드시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한림대 의대 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박상훈 교수는 “산모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출산과 동시에 면역 글로불린과 예방 백신을 주사해 신생아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흔히 간염 보균자와는 식사도 같이 해서는 안 된다고 알고 있으나 그렇지는 않다. 물론 보균자의 침 속에 간염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음식물에 포함된 정도의 바이러스 양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면도기, 주사기, 보균자 산모로부터의 수직 감염은 혈액을 통해 직접 감염되기 때문에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쉽게 감염된다.

최근에는 약물로 인한 간염 및 간 손상 환자들이 늘고 있다.꼭 필요한 약만 사용하고 성분을 잘 모르는 약제나 투여는 삼간다.

한번 약물로 손상된 간은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지나친 음주도 간에는 치명적이다. 과음을 계속하면 간에 지방질이 쌓이고 결국은 알코올성 간염, 심하면 알코올성 간경변으로 발전한다.

간염에는 영양과 휴식이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영양과 휴식만으로 간염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연세대 의대 소화기내과 문영명 교수는 “과로를 유발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술, 설탕, 흰 쌀, 흰 밀가루, 동물성 단백질 등은 간에 노폐물을 만들어 간염 바이러스에 취약한 체질을 만든다.

인스턴트나 가공 음식에 포함된 각종 인공 감미료도 간에는 치명적이다. 피로할 때 자주 먹는 간장약 조차도 간에는 부담이 된다.

따라서 간 기능을 강화하려면 담백하고 지방질이 적은 음식 위주로 섭취해야 한다.

메밀, 새우, 조개, 굴 같은 해산물과 나물, 포도, 감 등의 과일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수많은 첨가제는해독 능력을 저하시켜 간 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되므로 삼가야 한다.

●간질환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 피로, 전신 쇠약감을 느낀다.

2) 구역, 구토, 식욕 감퇴 증상이 있다.

3) 체중이 감소한다.

4) 오른쪽 위 복부가 은근히 불쾌하거나 통증이 온다.

5) 눈의 공막이나 피부가 노랗게 된다.

6) 오줌 색이 진해지거나 빨갛다.

7) 출혈성 경향이 있어 잇몸 출혈이나 코피가 잘 나며 잘 멈추지도 않는다.

8) 배에 복수가 차서 배가 불러 오르거나 몸이 붓고 체중이 증가한다.

9) 피를 토하거나 아니면 자장면과 같은 새까맣고 끈적거리는 대변을 본다.

10) 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져 고환위축이나 발기 부전, 무월경 등 성기능 장애가 오고 남자의 경우 여성형 유방이 나타난다.

<자료: 고려대 구로병원 간질환센터>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고 / 지방간염 환자도 간경변증 이행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고 의료정책 변화로 생긴 현상 중 하나가 다양한 건강검진 ‘상품’이다.

질병을 조기 발견할 수는 있다지만 정밀검사가 필요한 환자가 불필요한 검진으로 의료비를 낭비할 수 있다.

또 허술한 결과 판정으로 조기진단과 치료기회를 놓친 환자를 자주 접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지방간이다.

대개 증상이 없고 초음파 검사나 간 기능 검사에 약간 이상이 있으면 쉽게 판정내리는 지방간에 대하여 범하기 쉬운 오류 몇 가지를 소개한다.

▽지방간은 지방질 음식을 많이 섭취해 생기는가?

일반적으로 지방간은 상습 음주자에서 술 때문에 생겨 금주만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최근 다른 원인이 많이 밝혀지고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만 때문에 발생되고 당뇨병, 고지질증 및 약물 등에 의해 생길 수 있다.

음식에서 지방질 과다섭취만은 직접 원인이 아니고 전체 열량과다에 의한 비만이 문제다. 이는 탄수화물에 의한 포도당이나 단백질에 의한 아미노산도 간에서 지방산으로 전환돼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채식주의자에서도 지방간은 생길 수 있다.

▽지방간이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단순 지방증과 지방간염으로 세분되고 지방간염은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인구 4명 중 1명이 비만인 미국에서의 연구에 의하면 체질량 지수가 30이상인 심한 비만일 때 지방간염 환자일 가능성은 20%이고, 지방간염 환자가 10년 내 불치병인 간경변증으로 이행될 가능성은 30%이다.

또한 정상 체중인 사람의 3%에서 지방간염이 있다는 발표에서 비만 이외의 지방간염 요인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방간은 어떻게 치료하나?

지방간이 의심되면 우선 우리나라에서는 풍토병인 B형 간염을 포함한 바이러스성 간염인지 감별을 정확히 해야 한다.

다음으로 단순 지방증과 지방간염의 감별인데 단순 지방증은 병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예후가 좋다.

현재까지 지방간염 진단 방법은 간 조직 검사 밖에 없지만 모든 지방간 환자에게 간 조직검사가 필요하지 않고 금주ㆍ체중조절ㆍ혈당조절 등 지방간 원인을 관리하면서 전문의가 정기적으로 진찰하는 게 필요하다.

6개월 이상 관리 한 후, 예후가 좋지 않으면 간 조직검사를 하고 지방간염 치료약을 투여할 수 있다.

/최원충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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