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 등 대표적인 친미 이슬람 국가들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해 계속 반발하고 있어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함자 하즈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13일 국영 안타라 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은 아직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를 주도했다는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더많은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아프간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미국의 공습 이후 자카르타 등 주요 도시에서 격렬한 반미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나는 반미 시위를 금지시키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대통령이수 차례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지만 최대 이슬람 국가들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가 반 테러 국제 연대에서 이탈한다면 미국으로서는 엄청난 타격이 될수도 있다.
중동 지역 최대 우방국인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도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사우디에는 이슬람 근본주의세력과 빈 라덴 추종자가 유난히 많아 미국의 큰 골칫거리가 되고있다.LA 타임스는 13일 사우디는 테러용의자 색출 및 자금동결 등에서 분명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베어 전 중앙정보국(CIA) 중동담당관은 “사우디 경찰관들은 빈 라덴을 동정하고 있으며비행기 탑승자도 알려주지 않을 정도로 비협조적”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의 중동정책 재검토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참사 복구 성금 1,000만달러를 되돌려 받은 사우디 국왕의 조카 알 왈리드 왕자도 “테러 희생자 위한 어떠한 지원금에 대한 사인도 거부할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내 여론과 미국의 연대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이슬람국들을 미국이 어떻게 다독거리느냐가 앞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장기적으로 이끌어 가는데 변수가될 전망이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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