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과 태권도 시범단의 서울방문을 돌연 연기시킨 북한의 조치는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행사를 불과 며칠 앞두고 약속을 뒤집는 태도는 그들이 양식 없는 집단임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 반세기 동안 만나지 못했던 피붙이를 한번이라도 만나봐야 눈을 감겠다는 이산가족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북한이 모를리 없다.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은 어떤 이유, 어떤 핑계로도 결코 미룰 수 없는 화급한 인도적 사안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교환방문단에 탈락한 것을 비관한 고령자들이 잇달아 목숨을 끊는 사태까지 속출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의 돌연한 처사에 유감을 표하면서 이미 약속한 교환방문단의 지체 없는 실행을 거듭 촉구한다.
우리는 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이 밝힌 연기 이유를 수긍하기 어렵다.
미국 비행기 테러 사태이후 정부가 우리 군경에 대해 안보태세 강화를 주문한 것은 전적으로 우리 내부의 문제다.
북한이 이런 우리 내부의 일까지 문제삼는 것은 그야말로 내정간섭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북측의 태도변화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억지다.
특히 정부가 보유쌀 30만톤과 외국산 옥수수 10만톤을 구입해 대북지원하기로 방침을 거론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대로 북한이더 많은 지원을 겨냥해서 부린 몽니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어리석은 짓이다.
어쩌면 북한의 이번 억지가 대북지원 발걸음을 붙잡는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북한을 도우려고 노력하는 김대중 정부에 훼방까지 놓는대서야 북한은 배은망덕하지 않은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