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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들 상봉무산에 허탈…팔순노모 "억장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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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들 상봉무산에 허탈…팔순노모 "억장이 무너진다"

입력
2001.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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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북측의 갑작스런 연기 통보로 상봉이 무산된 이산가족들은 허탈함과 분노속에 “하루속히 일정이 정상적으로 재개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1947년 헤어진 막내아들 이병립(李炳笠ㆍ60)씨를 만날 생각에 밤잠을 설쳐왔던 권지은(權志殷ㆍ87ㆍ여ㆍ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씨는 이날 오전 ‘청천벽력’같은 비보에 넋을 잃은 채 식사마저 거르고 있다.

둘째아들 병조(炳祚ㆍ63)씨는 “‘54년을 참고 기다렸는데 며칠 더 못 기다리겠냐’고 노모를 위로했지만 준비해 놓은 옷가지와 선물꾸러미를 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허탈해 했다.

전쟁으로 흩어진 9남매 가운데 막내동생 강운창(姜雲昌·57)씨와 손아래 누이 옥분(60)씨를 만나려던 일창(日昌ㆍ75ㆍ서울 노원구 공릉동)씨는“병석에 있다는 누이를 생각하면 하루가 아까운데…”라며 “정치적 이유로 피붙이와의 만남을 좌지우지하는 비극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개탄했다.

공무로 해외출장중인 김민하(金珉河)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역시 숱한 곡절 끝에 만남을 기다리던 둘째형 성하(成河ㆍ74ㆍ김일성 종합대학교수)씨와의 상봉이 기약 없이 멀어지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부인 권경숙(權慶淑ㆍ61)씨는 “맥이 빠져 얘기조차 못하겠다”며 “얼마나 가슴졸이며 기다려 왔던 만남인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북측의 일정 보류 통보를 판문점 연락관 접촉에 앞서 북측 방송을 통해 먼저 전해들은 대한적십자사 직원들도 “무슨 소리냐”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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