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다가 외자유치 임박설로 상한가 행진을 벌이던회사가 돌연 부도처리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 투자자 반발은 물론 작전개입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볼트, 너트, 베어링볼 등의 소재인 냉간압조용선 생산업체인 테크원이 부도가 난것은 11일 오후 6시. 대구은행 서울지점에 돌아온 약속어음 14억원을 막지못해 최종부도 처리됐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121억원, 영업이익은7억원이었다.
테크원은 이날 한 인터넷 주식정보 사이트에 ‘곧외자유치 발표를 공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뜨며 상한가인 2,180원까지 치솟았다. 거래량도 올해 최고치인 904만주를기록, 활발한 손바뀜이 이뤄졌다. 그러나 결국 이 회사는 장 마감후 3시간 뒤 부도가 났고 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이날 밤 외자유치 추진을 포기하게됐다는 공시를 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바로 테크원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매매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에편입시켰지만 개인 투자자의 피해를 막기에는 너무 늦은 뒤였다. 테크원은 6월12일, 7월12일, 8월11일, 9월11일에도 1,000만 달러 규모의외자유치를 추진중이나 도입시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더구나 12일 김홍일 대표이사가 회사에 출근조차 하지 않고 종적을 감추자 이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사기 공시’, ‘고의부도’, ‘전례없는 악질 작전’등을 지탄하는 글이 쏟아졌다. 회사측도 김 대표이사의 말을 믿다 속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소액주주들은 지난 8월 테크원이 H사에 제3자 배정 방식의 우선주를발행한 반면 H사는 K전자 지분을 테크원에 넘긴 점을 지적하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주 발행후 주가가 급락한데다가 K전자 지분만 처분했더라도부도는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테크원은 최근 테러 충격 이후 주가 반등과정에서 지난달 26일 1,520원이었던주가가 상한가 3번을 포함해 지난 11일 2,180원까지 급등, 투자자 피해가 더 컸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12일 회사를 항의 방문하는 한편민ㆍ형사상 소송을 강구키로 했다.
증권업협회도 테크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 관계자는 “지난달말부터 자금악화설이 나와 주시하고 있었다”며 “우선주 발행과정에서 H사와의 자금거래, 최근 대주주물량 처분 여부, 내부자 거래 등에 초점을 맞춰 조사한 뒤 혐의가 드러나면 금감원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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