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를 찢기는 이탈리아 작가루치오 폰타나(1899~1968)가 먼저 했다.그는 1950년대에 빨갛게 또는 파랗게 색칠한 캔버스에 쓱쓱 4, 5개의 큼직한 칼자국을 남겨 캔버스를 애지중지하던 당시 화단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의 작품은 ‘회화에 새로운 공간을 창조했다’는찬사를 받았다.
재불작가 신성희(53)씨도 캔버스를 찢었다. 폰타나처럼 찢긴 찢었는데 아주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찢었고, 이를 다시 묶었다.
여러 물감을 흩뿌린 캔버스를 1~3㎝ 두께로 이리저리 길게 자른 다음, 이 끝을 서로 묶었다.묶다 보니 캔버스에는 이곳 저곳에 여러 구멍과 균열과 틈이 생겼다. 1차원 캔버스에 전혀 새로운 3차원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11~25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02-734-6111)에서 열리는 그의 22번째 개인전 ‘공간에 대한 복합적 실험’전에는 이 같은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
1997년 이후 제작한 작품들이다. 두터운 골판지 안에가위, 붓, 장난감, 거울 등을 가둬놓은 1990년대 초 오브제 작품 10여 점도 눈길을 끈다.
한편 지하 전시장에서는 신씨의 아들 형철(28ㆍ베르사유 건축학교 졸업), 딸 혜리(26ㆍ에스모드파리 졸업)씨의 공동 작품 15점이 전시된다.
이들은 팀을 이뤄 지난 해 포르투갈 포르토 국제의상 콩쿠르와 올해 프랑스 디나르 의상 콩쿠르에서대상을 수상했다.
골판지를 쌓은 입방체에 사람 형상을 잘라내거나 가느다란 띠를 이어 붙여 옷을 만드는 등 아버지 작업과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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