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공습으로 유엔 직원 4명이 사망하면서 대테러 전쟁의 민간인 희생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미국은 처음 확인된 민간인 사망자가 유엔직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당혹을 금치 못하고 있다.미 국방부는 9일 "빗나간 미사일이 유엔 건물에 맞았을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인정했으며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은 "인명손실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맨 먼저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유엔이었다.파키스탄 주재 유엔 사무국 스테파니 벙커 대표는 이슬라마바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기된 표정으로 "전투원과 무기를 들지 않은 무고한 민간인을 구별해야 한다"며 "유엔은 민간인을 보호해달라고 국제사회에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현지의 보고를 받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큰 타격"이라는 말로 충격을 표시하고 "민간인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날 새벽 4시 50분께 카불 인근 라디오 송신탑을 목표로 토마호크 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그런데 이 중 한 발이 빗나가 카불에서 동쪽으로 2.6km떨어진 한 건물에 떨어졌아. 유엔의 대인지뢰 제거 작업을 맞고 있는 아프간기술자문단 건물로 1층에서 잠을 자던 아프간인 직원 4명은 모두 즉사했다. 목표물인 송신탑은 50m떨어진 곳에 있었다. 아프간 내 유엔 기관들은 지난달 28일 이미 파키스탄 주재 유엔 대표부를 통해 미국측에 기관들의 인공위성상 좌표를 보고했다.
문제는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군이 민간인 대피소를 잘못 알고 폭격해 400여 명의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를 낸 경우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경우다.그렇게 된다면 마지 못해 미국 편에 서고 있는 이슬람 국가들의 이탈은 물론 국제여론도 등을 돌리게 돼 미국의 '전쟁'은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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