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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해외매각 무산 서울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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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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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 안착할 듯 했던 ‘서울은행호’가 또 다시 공해상에 내몰렸다.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초부터 제일은행과 함께 매각작업이 추진됐던 서울은행은 같은해 8월 홍콩상하이은행(HSBC)과의 협상이 결렬된데 이어 10일 도이치은행 자회사인 도이치뱅크 캐피털파트너스(DBCP)와의 협상도 공식 결렬됨에 따라 해외 매각이 무산됐다.

서울은행은 이제 국내 기업에 매각되거나 다른 은행과의 합병, 또는 우리금융그룹으로 편입 등 세가지 기로에 서게 됐다. 독자생존 가능성도 있으나 초대형 은행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산 21조원 규모의 서울은행이 단독으로 살아남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DBCP매각 왜 결렬됐나

서울은행 매각 결렬은 DBCP가 무리한 매각 조건 요구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계 한 고위 관계자는 “DBCP는 하이닉스반도체 등 기존 여신에 대해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탈의 ‘풋 백 옵션’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은행 헐값 매각 시비에 시달려온 정부로서는 파격적인 조건에 매각하느니 결렬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협상 대상이 은행이 아니라 투자펀드였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올들어 서울은행의 경영지표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외국에 헐값 매각하지 않더라도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1.국내기업 매각

서울은행 매각의 유력한 대안으로는 국내 기업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은행법 개정으로 내년부터는 동일인 은행지분 소유한도가 4%에서 10%로 완화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종전보다는 적극적으로 서울은행에 관심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서울은행도 다음달 중 국내 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인수가능 기업으로 거명되는 당사자들은 모두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 개정 수준에서는 은행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매입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 교보생명, 동원그룹, 동양그룹 등 은행 진출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은 이날 일제히 인수가능성을 부인했다.

몇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실’ 이미지가 굳어진 서울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부담스러운데다 산업자본의 경우 4% 이상의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까지 제한 받기 때문에 컨소시엄 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2. 국내은행과 합병

정부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국내 은행이 다른 은행의 지분을 소유하더라도 10% 이상일 때만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받는다”며 “서울은행의 규모나 최근 경영 실적 등을 볼 때 국내 은행들에게도 매력적인 인수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력한 합병대상으로는 조흥은행이 거론된다. 그러나 정부측은 조흥은행 역시 공적자금이 투입된 상태라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강정원(姜正元) 서울은행장도 “상대 은행의 규모보다는 우량 은행인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며 “시가가 장부가의 절반에 불과한 은행과의 합병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미ㆍ하나은행도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해당 은행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발을 빼고 있다.

■ 3.우리금융그룹 편입

최후의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방안이다. 정부도 지난해말 서울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해외매각이 안되면 우리금융그룹에 편입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그룹으로서는 가뜩이나 자회사간 마찰 등으로 통합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서울은행까지 편입시킬 경우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손을 내젓고 있다.

전광우(全光宇) 우리금융그룹 전략담당부회장(CSO)는 “아직 정부로부터 서울은행 편입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라고 전달받은 바는 없다”며 “충분한 검토를 거쳐 시너지효과가 날 것으로 확신하는 경우에만 그룹에 편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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