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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21 / MBC '생방송 음악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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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21 / MBC '생방송 음악캠프'

입력
2001.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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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생방송 음악캠프’에는 예외가 없다. ‘컨디션이 안 좋다’거나 ‘춤이 격렬해서’ 등 립싱크의 어떤 핑계도 통하지 않는다.그래서일까. 6일 오후 5시, 제작 현장인 D스튜디오는 긴장감으로 팽팽했다.왁스 김진표 UN 김민종 장나라 김현정 J 등 출연한 13팀은 모두 라이브로 노래를 불렀다.

왁스와 장나라 등은 여유만만했다. 1위 후보 왁스는 조성모에 밀려 결국 2등을 했지만, 음반과 다름없는 완벽한 가창력으로 청중들로부터 ‘라이브 맞아?’라는 의심과 찬탄을 자아냈다.

주목되는 것은 역시 댄스 가수들. 신인가수 죠앤과 하늘, 뉴리안은 평소와는 달리 격렬한 춤을 다소 누그러뜨리고 노래를 불렀다.

UN 성시경 등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음향 사정에 따라 립싱크를 하기도 하지만 ‘음악캠프’는 예외 없이 라이브라 아침부터 준비를 단단히 한다”고 말했다.

그간 순위프로그램에서 ‘올 라이브’ 실험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말 그대로 한두 번의 ‘실험’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화려한 댄스 등 ‘그림’을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음악캠프의 ‘올 라이브’ 방침은 연예제작자협회의 출연거부 사태가 끝나고 9월 2일 방송이 재개된 후부터 줄곧 지켜지고 있다.

장태연 책임프로듀서는“일종의 속죄의식”이라고 말했다. 그간 방송사가 재미와 시청률만 고려해서무분별하게 립싱크를 강요한 빚을 갚기 위해 ‘가수는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후 몇몇 댄스 가수들은 음악캠프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스스로 자격미달이다 싶은 신인은 들어온 섭외를 거절하기도 한다.

주로 카메라 앵글잡기에 바빴던 리허설 시간도 이제는 음향과 목소리를 위해 투자한다.

견제 세력도 만만찮다. 비주얼과 춤을 위주로하는 신인 가수를 준비중인 기획사측에서 ‘이럴 수 있느냐’는 항의를 하기도 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이날 왁스에게는 기타리스트가, 성시경에게는 바이올리니스트가 곁에 섰지만 아쉽게도 실제 연주 대신 ‘흉내’에 그쳤다.

‘올라이브’라지만 반주는 미리 녹음하는 MR(Music Recording)이기 때문이다. 가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모니터나 반주와 목소리를 섞는 믹싱에 ‘공통표준장치’를 쓰기 때문에 목소리에 따라 고음 혹은 저음을 강조하는‘차별화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한 시간 동안 열 팀이 넘게 출연하는 순위프로그램의 포맷이 갖는 한계다. 일부를 녹음된 목소리로 대신하는 ‘부분 립싱크’의 허용 범위도 논란거리다.

그러나 ‘생방송 음악캠프’의 실험은 분명 가요계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순위프로그램에서마저도 라이브를 해야 한다는 상황이 가수들에게 바람직한 압박이 된다. 수준 이하의 ‘립싱크 가수’는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것이다.

/양은경기자 key@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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