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를 둘러싼 여야의 공수(攻守) 관계가 뒤바뀌었다.민주당김옥두(金玉斗) 의원은 10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통해 이용호(李容浩) G&G그룹 회장 및 박순석(朴順石) 신안그룹 회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의연계 의혹을 제기했다.
동교동계 핵심인 김 의원은 이날 메모지를 들고 나와 “이용호는 구 여권의전직 의원 3명, 현직의원 1명과 절친히 지내면서 계좌이체 등을 통해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용호가 지난해 인수ㆍ합병을 맡았던 H 벤처기업이 ‘신주 인수권부 사채’를 발행할 때 현야당의원 4명이 관련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용호는 당초 광주에서 ‘오성’이란 가스충전소 한 곳만을 운영했으나 1995년 여운환(呂運桓)씨 소개로 만난 당시 여당 광주시지부장의 도움으로 가스충전소를 추가로 허가 받았다”며 “이 광주시지부장은 지난해 1월 8일 여운환씨가 회장으로 있던 ‘삼육오 마트’ 개업식에도 참석했다”면서 한나라당 L 부총재의 개입설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또 “박순석씨는 지난 5월 말 야당 중진의원의 후원회에 측근을 보내 후원금을 전달했다”며 구여권의 커넥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기자와 만나 “개업식 사진 등의 근거 자료와 관련된 야당 의원들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지만현 단계에선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L부총재는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을 통해 “당시 광주시지부장을 지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용호, 여운환 등과는 일면식도 없다”며 “광주시 등이 출자한 삼육오 마트의 개업식에는 나 외에도 여당 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이용호씨의 구 여권 인사 자금 제공 의혹에 대해 “언제, 얼마를누구에게 전달했는지 확실하게 밝히라”고 요구했으며 야당 의원들의 H 벤처기업 관련 의혹에 대해 “정상적 투자라면 문제 안 될 것이고 부정하게 개입됐다면 문제될 것이지만 밝힐 책임은 김 의원에게 있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박순석씨는 한나라당의 재정위원을 한 적이 없고 다만 1만여 명의 중앙위원 중 한 사람이었을 뿐”이라며 “박씨가 후원금을 냈는지 알수 없지만 야당에 후원금 내면 밀착된 것이고 여당 후원금 내면 아무 일 없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야당과 달리 우리는 근거 자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한나라당은 “여당이 이용호 게이트를 희석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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