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히 젊게 입고 싶은 날이 있다.옷장을 뒤적여 본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오는 건 역시 블루 데님이다. 좀 경쾌하면서도 편하게 입을 옷을 찾아 매장을 헤매다 발이 멈추는 것도 역시 쇼윈도의 블루 데님 앞. 흔히 진으로 불리는 데님은 그만큼 젊음의 상징 같은 소재다. 입는 것 만으로도 젊어지는듯하다.
올 가을에도 데님은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빠지지 않고 나왔다.
캐주얼 브랜드는 물론, 정장 브랜드에서도 데님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공법이 발달하고 그에 따라 아이템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데님은 더 이상 뻣뻣하기만 하지는 않다. 가공하기에 따라 스포츠 웨어를 만들 정도로 얼마든지 부드럽게 할 수 있다.
때문에 바지나 치마 뿐 아니라 원피스, 트렌치 코트, 슈트까지 만들 수 있다. 데님이 작업복이라는 생각은 더 이상유효하지 않다.
올시즌의 첫번째 트렌드는 어둡고 탁한 블루.
블루와 더불어 데님의 기본색을 이루는 블랙, 화이트, 브라운, 베이지 등도 물론 있지만, 올해는 어둡고탁한 블루가 단연 압권이다.
두번째 경향은 슬림하고 섹시한 디자인이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밑위 길이가 짧은 ‘골반바지’가 대세. 허리와 힙을두드러져 보이게 한다. 라인 또한 투박하고 직선적인 것보다는 60, 70년대 복고풍의 영향을 받아 몸의 선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슬림 피트와 아래로 갈수록 퍼지는 플레어 피트가 돋보인다. 구슬, 반짝이, 자수의 사용도 같은 맥락이다.
세번째로는 다양한 처리기법을 들 수 있다.
물 빠진 느낌, 낡고 때가 탄 듯한 느낌, 금색 코팅 등으로 색상이 주는 어둡고 탁한 느낌에 여러가지 변화를 주었다.
그러므로 올 가을 데님을 입을 때는 의례적인 티셔츠나 밋밋한 니트 차림보다는 이질적인 질감의 소재와 포인트가 될만한 화려한 색상을 곁들이는 것이 유행을 고려한 차림이 된다.
바지나 치마에는 몸에 딱 붙는 스트래치 벨벳이나 광택 나는 새틴 셔트, 정장풍 재킷을 매치시키면 좋다.
곁들이는 색상은 레드,민트 등이 잘 맞는다. 밀리터리 룩을 연출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
데님 스커트에 주머니가 달린 몸에 붙는 셔츠를 입고 ‘개구리 복’으로 불리는 얼룩덜룩한 군복 프린트가 들어간 작은 가방을 곁들이는 것이 좋은 예다.
데님을 고를 때는 반드시 입어본 후 결정해야 한다. 다른 소재에 비해 눈으로 보는 것과 입었을 때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또 하나. 화려함에 너무 현혹되지않는다. 지나치게 화려한 자수나 프린트는 시선을 분산시키므로 퍼져 보이는 효과를 준다.
특히 바지단에 장식이 몰려 있으면 다리가 짧아 보일 수있으므로 주의한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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