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아프간 공습이 이뤄지자 옵션시장에 ‘낚시꾼’들이등장했다. 낚시꾼들은 9ㆍ11 테러쇼크 당시의 ‘대박 신화’가 재현되기를 바라는 투자자들.이들은 지수 급락때 가격이폭등하는 풋옵션을 주로 매수하고 있다. 덕분에 KOSPI200지수와 동떨어진 외(外)가격의 종목에 대량 거래가 발생하고 거래량이 600만계약에달하는 등 옵션시장이 달궈지고 있다.
종합지수가 500선을 훌쩍 넘은 9일 KOSPI200지수도 62선을 넘었다.옵션만기일(11일)을 불과 이틀 앞둔 상황에서 평소 같으면 이 지수와 차이가 큰 외가격 종목은 거래가 없는게 정상.
그러나 ‘매수는곧 돈을 버리는 것’과 같은 풋 47.5는 3만7,000계약, 50.0은 12만5,000계약이 체결됐다. 두 종목의현재 가격(프리미엄)은 1,000원이라 매매규모는 2억원 안팎. 가격 2,000원인 풋 52.5는 12만계약, 가격 4,000원대인 풋55.0는 30만 계약이 거래됐다.
이들 지수대를 매수한 투자자자들은 KOSPI200지수가 11일까지 자신이 사들인지수 밑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을 모두 잃게 된다. 반면 콜의 경우 75.0과 77.5에는 매물만 쌓인채 매수가 전혀 없었고, 72.5도4,000계약만 체결됐다.
이 같은 이상매매는 물론 투자자들이 9월의 재미를 잊지 못한채 마치 낚시하는기분으로 수만원에서 수십만원의 적은 돈을 밑밥으로 해 풋의 외가격 종목을 사들이기 때문.
9월12일 풋에선 전날 1,000원 하던 것이 54만원까지올라 사실상 상한가 제한폭이 없는 옵션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이번 풋 매수자들은 곧 아프간측의 보복테러에 따라 증시가 폭락, 한달 전의 대박이재현되길 바라는 투자자들인 셈이다.
이런 심리를 역이용해 수익을 얻는 쪽은 증권사들. 옵션종목을 높은 가격에 매도한다음 가격이 하락하면 차액을 수익으로 챙기는 이들은 지난달 테러여파로 하루에 무려 2,000억원대 손해를 입었다.
증권사들은 9일의 경우 지수급락우려가 커지자 기존 매도한 풋을 거둬들여 순매도를 177계약으로 줄이는 등 9월의 악몽에 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10일 국내외 증시가 안정되자, 무려 풋을 5만5,000계약 순매도하며낚시꾼 옭아매기에 나섰다. K증권의 한 선물·옵션브로커는 “이번에는 시장이 안정을 되찾아 급등락이나 대박은 없을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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