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 수상자들은 70년 전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이론에 ‘실증의 옷’을 입힌 나노 선구자들이다.스탠포드 대학에서 학사를 마친 에릭 코넬은 1990년 MIT에서 박사과정을 밟고콜로라도 대학에서 칼 위먼과 짝을 이뤄 ‘보즈-아이슈타인 응집’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보즈-아인슈타인 응집(BEC-Bose-EinsteinCondensation)’이란 1924년 앨버트 아인슈타인과 인도의 물리학자S. N. 보즈가 발표한 광자에 대한 이론적 계산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원자가 초저온 등 특정조건에서 정지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3명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바로 이 특정조건을 만들어 정지한 원자들을 벽돌처럼 쌓아올리거나 붙일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해냈다.
코넬과 위먼은 절대온도 0도(섭씨 영하 273도)에 가까운 극저온 상태에서 모디듐과 소듐 원자를쉽게 붙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 원자응집이 가능한 원소군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밝혔다.
미 오레곤주 숲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MIT에서 박사 학위을 마친 후1984년 콜로라도 대학으로 옮겨온 위먼은 10년 이상 원자를 극저온 상태로 만들고 이 상태의 원자를 관찰하기 위해 레이저 광선을 이용하는 방법을 개척했다.
독일 뮌헨 대학을 나와 현재 MIT 교수로 있는 볼프강 케털레도 독자적으로 나트륨 원자를 이용한 보즈-아인슈타인 응집물을 연구하면서코넬, 위먼의 연구에 동참했고 1995년 마침내 70년 동안의 신비를 벗겨내는 데 성공했다.
김정욱(金正旭) 고등과학원 원장은 “이들의 연구는 원자를 정지시켜 정밀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나노단위의 양자-역학 공정의 기초 연구에 활용될수 있도록 했다”며 “나노 기술 발전의 중요한 발판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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