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1.5~2m 퍼팅을 그렇게 자주 놓친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퍼팅감각이 막판에 엉클어지면서 시즌 6승 및 2주 연속 우승사냥에 나섰던 박세리(25ㆍ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았다. 파5의 12번홀(456야드)에서 2온에 성공한 뒤 12㎙ 거리를 2퍼팅으로 홀아웃, 선두 도로시 델라신(21ㆍ미국)을 1타차로 맹추격했지만 15번홀(파3ㆍ175야드)부터3개홀 연속 1.5m 안팎의 짧은 퍼팅이 빗나가며 보기를 2개를 범하는 바람에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박세리는 18번홀(파5ㆍ497야드)에선 세컨드샷을 홀 1.8㎙ 옆에 떨궈 캐리 웹(27ㆍ호주)을 제치고 단독 2위로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마지막까지 홀은 볼을 외면했다.
박세리가 8일 새벽(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발레호의 히든브룩GC(파72)에서 끝난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75만달러) 4라운드서 버디와 보기 각 4개로 이븐파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 웹과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상금 8만1,500달러를 보탠 박세리는 153만3,009달러를 벌어 선두 아니카 소렌스탐(168만4,868달러ㆍ스웨덴)과의 간격을 약 15만달러로 좁혔다. 평균타수도 69.69개로 줄여 소렌스탐(69.44개)에 0.25개차로 다가섰다.
지난해 신인왕 델라신은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 시즌 2승과 함께 개인통산 3승에 성공했다. 상금은 15만7,000달러. 김미현(24ㆍKTF)은 1오버파(버디3, 보기4)를 쳐 합계 이븐파 288타로 7위를 유지했다. 서아람(28ㆍ칩트론)은 합계 19오버파 307타로 꼴찌에 머물렀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박세리 26R연속 무오버파 행진
최종라운드를 이븐파로 끝내 박세리는 7월 초 제이미 파 크로거클래식 이후 26라운드 연속 무오버파 행진을 이어갔다.
가장 기복이 없는 여자골퍼로 알려진소렌스탐도 3월 중순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2라운드서 ‘꿈의 기록’ 59타를 친 전후로 무오버파 행진을 15라운드 밖에 이어가지 못했다.
박세리는 특히 8월 중순 웬디스챔피언십 27위을 제외하고 7개 대회를 거치는 동안 우승 3회, 준우승 1회, 3위 2회 등 꾸준하게 우승을 노크했다. 박세리는“동계훈련을 어느 때보다 열심히 했다. 양적으로 훈련량을 늘린 게 아니라 질적으로 필요한 부문을 집중적으로 다듬었다”고 상승 이유를 밝혔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델라신은 누구
“가족들과 스폰서 삼성에 감사한다.” 도로시 델라신은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남부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델라신은 필리핀계 아버지 아르세니오의 권유로 8세 때 처음 클럽을 잡았다. 96년 캘리포니아주 여자챔피언십,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에서 동시 우승, 유망주로 꼽혔다.
99년 Q스쿨을 통과,지난 시즌부터 LPGA 무대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후반 신인왕 레이스에서 부상 중이던 박지은(22)을 따돌리며 한국 여자골퍼의 3년 연속 신인왕 등극을 가로 막아 한국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루키시절부터 박세리와 질긴 악연을 이어왔다. 2년 연속 자이언트이글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박세리에 4타차 뒤집기 우승,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10개 대회중 무려 8승을 거둔 박세리를 두번씩이나 조연으로 내몰았다. 박세리는 “코스에 좀더 익숙해지면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둘 선수”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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