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B-2 스텔스 폭격기와 토마호크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동원한 미국과 영국의 융단 폭격을 대공포 등 구식무기로 방어해야 하는 탈레반 정권은 골리앗에 돌멩이 하나로 맞서야 하는 다윗의 처지이다. 전력면에서 워낙 열세여서 탈레반의 붕괴는 일견 시간 문제일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영국 제인스 군사 안보 연감에 따르면 탈레반의 주요 무기는 650대의 탱크와 장갑차, 전투기를 포함한 군용기 76대와 130~155 캘리버 대공포 등 야포로 구성돼 있다. 병력은4만 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공군력으로는 수호이(Su)-22 전투기 10대와 미그기 5대를 포함해 76대의 군용기와 Mi-8/17 수송용헬기 6대, Mi-35 공격용 헬기 5대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탈레반은 7일 밤의 공습에서 대공포를 발사하는 것 외에는 사실상 속수 무책으로 대응했다.
탈레반은 항공기 1대를 격추시켰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이번 작전에서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탈레반 야포의 사거리는 미 항공기의 고도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대부분 탈레반의 장기 항전을 점치고 있다. 탈레반 지도부가 당분간 미국의 공세를 피해 산악 요새 지역으로 피신, 장기전 태세를 갖출 경우 제 2의 베트남전화할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사 전문가들은 탈레반의 버팀목으로 무사헤딘(이슬람 전사), 지형, 날씨 등 세가지 요소를 꼽는다. 10년에 걸친 옛소련과의 전쟁과 이후 내전에서 승리를 이끌어낸 무자헤딘이 험준한 산악에서 게릴라 전을 펼칠 경우 장기전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이 달 말부터는혹한기에 접어들어 미국이 공격을 지속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북부 동맹의 아프간 수도 카불 점거 작전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거나,내부이탈 세력이 늘고, 미국이 정확한 정보로 효과적 공습과 특수전을 병행할 경우 탈레반이 의외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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