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청와대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있은 8일 새벽부터 하루내내 긴박하게 움직였다. 특히 김 대통령은 필요한 지시를 내리고 상황을 지켜보느라 꼬박 밤을 샜다. 김 대통령은 이날 0시 30분 정태익(鄭泰翼) 외교안보수석에게서 토마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를 통해 사전 통고된 미국의 공격 계획을 보고 받았다.김 대통령은 공격이 시작되자 1시40분 국방, 행자, 외교부에 경계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고 2시에 비상출근 해있던 이상주(李相周) 비서실장에게 국가안전보장회의(NSC)소집을 지시했다.
이 실장 등 수석들은 새벽3시에 1시간 동안 비상회의를 가진 데 이어 6시30분 2차 회의를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김 대통령은 날이 밝자 오전8시 경제부총리와 행자부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NSC를 주재한 데 이어 9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김 대통령은 NSC에서 “이런 때일수록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해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세계에도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미군기지, 주요 공관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동시에 이슬람 교회 등 아랍계 시설에 대해서도 보호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저녁 조지W 부시 미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반 테러전쟁의 공조문제를 협의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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