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1일 테러참사이후 26일만에 시작된 미국의 보복 공격의 D 데이,H 아워는 외교, 경제 및 이슬람권의 실정 등 다양한 요소를 감안해 치밀한 상황 판단을 거듭한 끝에 선택됐다. .미국의 ‘복수’가임박했음은 중동 및 중앙아시아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이 6일 귀국하자마자 숨돌릴 사이도 없이 헬기를 이용,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나러 가면서부터 감지됐다.
부시 대통령은 8일 컬럼버스데이까지 계속되는 사흘 연휴를 맞아 캠프데이비드 별장에 머물고 있었다. 휴일을 즐기는 듯 보였던 부시 대통령은 럼스펠드 장관의 복명을 받은 뒤 전시내각 및 국가 안전보장회의(NSC)구성원과 화상회의를 갖고 최종적으로 7일 낮 12시30분로 공습일시를 결정했다.
이 같은 택일은 증권시장이 6일부터 휴장에 들어가 갑작스러운 개전에 따른 충격을 피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또 중동지역에 배치된 병력이 완벽한 발진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과 아울러 터키와 우즈베키스탄등으로부터 공격배후시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약속을 받아 냈다는 럼스펠드 장관의 보고가 이를 뒷받침했다.
특히 이 같은 군사전략적 측면외에 더 이상 공격시점을 늦출 경우 이미 확보된 온건 아랍권국가들의 지지열기가 강경 이슬람교도들의 반미열기에 밀려 사그라들 우려가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정부 등은 국미들의 반미시위에 곤혹스러워하며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탈할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었다.
또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오사마 빈 라덴과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이번테러의 배후임을 입증하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확보된 점도 작전 개시일 결정에 큰 변수가됐다.
D데이가 결정되자 마자 미국은 이에 따라 프랑스, 독일은 물론 러시아,중국과 한국 등에 공습개시 시점을 일제히 사전 통보하는 등 세밀한 신경을 썼다.
이밖에 초겨울에 들어선 현지 날씨와 이슬람교도들의 금식기간인 라마단이 다음달 16일께에 시작되는 이슬람의 종교적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제공습이후 아프간 반군인 북부동맹군의 진격, 특수부대 투입 등으로 오사마빈 라덴을 체포할 뿐아니라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켜야 하는 미군으로서는 최소한 1개월여의 작전 기간을 확보해야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11월이후로 작전이 늦춰져 라마단 시기에 작전을 벌일 경우 이슬람국가들의 비난이 비등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도 이번주를 넘길 경우 다음주말에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에 부시대통령이 참가해야하는 외교일정도 감안됐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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