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들은 뉴욕과 워싱턴의 테러참사후 26일 만에 아프가니스탄에 대한보복 공격이 가해지자 환호와 지지를 보내면서 추가테러에 대한 경계심을 한껏 곧추세웠다.연방정부의 지시에 따라 워싱턴을 비롯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등 미 전역의 주요 도시들은 7일 알 카에다 등 테러조직의 ‘역 보복 테러’에 대비해 긴급소집된 주방위군등을 배치하고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다.
특히 CNN 등 방송을 통해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대한 보복을 경고하는 모습이 중계되자 컬럼버스데이(8일) 연휴를 맞아 모처럼 가을맞이에 나섰던 시민들은 서둘러 귀가해 긴장된 모습으로 사태추이를 지켜봤다.
워싱턴 경찰은 사전예방조치로 백악관과 국무부 청사 앞 통행을 차단했으며 딕 체니부통령은 전시체제중 대통령과 부통령의 신변 분리계획에 따라 모처의 지하벙커로 이동했다. 테러참사의 최대 피해지였던 뉴욕은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의 지휘아래 맨하탄으로 통하는 주요 교량에서 철통같은 차량검색을 폈다.
줄리아니 시장은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뉴욕시가 봉쇄되지는 않았으나 사상 처음으로 최고비상조치 단계인‘오메가상태’에 들어갔으며 민감한 지역 등에 무장경찰과 방위군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제2의 테러후보지로 거론돼온 시카고의 시어즈타워와 200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솔트 레이크 시티의 경우 즉각 무장경찰대가 삼엄한 포진을 마쳤다. 전국 모든 공항에는 주방위군이 추가배치됐고 승객들의 소지품검사도 이중, 삼중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날 항공기들은 모두 예정된 스케줄에 따라 운행됐다.
또 TV의 아카데미 영화상격인 에미상 시상식도 53년 만에 처음 취소됐다. 에미상 주관방송사인 CBS는 이날 오후2시 수상후보들의 신변안전을 고려해 시상식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비상조치와는 달리 시민들의 일상생활은 대체로 변함없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CNN 등 주요 케이블 뉴스채널은 공습개시 사실이 알려지자 즉각 전황을 알리는 특별생방송을 계속하고 있으나 ABC, NBC등공중파 방송들은 1~2시간 임시방송을 편성한 뒤 곧바로 프로 풋볼경기와 프로 야구경기등 예정된 방송을 내보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스포츠경기가진행된 주요경기장 상공에는 경찰 헬리콥터가 선회하면서 특별 경비를 펼쳤다. CNN의 인터뷰에 응한 샌프란시스코의 한 시민은 “독재정권탈레반에 대한 무력공격을 전폭 지지한다”면서 “아프간 국민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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